인력거타고 대나무숲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 교토(일본)=김용훈 기자】간사이를 여행할 땐 교통패스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편리하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주요 관광지를 다 둘러보겠다는 계획을 세우지 않은 여행자라면, 오사카 주유패스나 스루패스보단 한큐한신패스를 이용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다. 오사카 주유패스는 1일권 2500엔·2일권 3300엔, 간사이 스루패스는 2일권 4000엔·3일권 5200엔이다.각종 주요시설 입장할인 혜택이 있지만, 내년 3월 31일까지 할인행사가 진행 중인 한큐한신패스는 1일권을 700엔에, 고베에 다녀올 수 있는 한신패스 1일권을 500엔에 구입할 수 있다.
■뱃놀이에 '술 한 잔 인생 한 입'…인력거타고 대숲 산책
지난 11월 30일 한큐패스를 이용해 교토 아라시야마로 떠났다. 한큐 아라시마역에서 나와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가쓰라강을 건너는 목조교 도게쓰교가 등장한다. '달이 건넌다'는 의미를 지닌 이 다리는 예부터 교토의 귀족들의 휴양지로 이름을 날렸다는 아라시야마의 관문 같은 다리다. 서울은 이미 수은주 눈금이 뚝 떨어졌지만, 아라시야마는 단풍놀이가 한창이다. 단풍을 제대로 즐기려면 가쓰라강의 나룻배 '야카타부네'를 타보길 권한다. 사공이 대나무를 강바닥에 찍어 뒤로 밀어 내는 그 속도가 일상에 지친 머리를 강바람에 씻어내기에 적당하다. 뜨근한 오뎅, 커피와 데운 일본주를 싣고 다니며 파는 수상매점도 있어 '술 한 잔 인생 한 입'을 노래하기 더할 나위 없다.
■조명에 비친 에이칸도 '야간단풍'…"가을과의 재회"
단풍놀이를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다면, 교토시내로 나와 난젠지와 에이칸도를 방문하는 것이 정답이다. 일본 황실에서 세운 첫 번째 선종 사찰인 난젠지에 들어서면 이층 누각 산몬(三門)이 압도한다. 일본 삼대 산몬 중 하나다. 이층 누각에 오르면 북쪽으로 법당, 방장, 동산(東山)이 한눈에 들어 온다. 이 경치가 얼마나 좋은지, 일본 가부키 극 '산몬 고산노리키'에는 대도 이시카와 고에몬이 산몬에 올라 감탄하다 추격자에 잡히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난젠지엔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다. 로마 수도교를 본따 만든 수도교다. 일본 전통 사찰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유럽풍 건물이 아무렇지 않게 자리하고 있다.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여인들이 '인생사진'을 건지려고 애쓰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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