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왕국' 일본 홋카이도..삿포로 도심 중앙에 1.5㎞ 오도리 공원
2월 유키마쓰리 눈 축제 땐 300개 넘는 눈·얼음 작품 장관
도야호수, 일본내 3번째로 큰 칼데라 호수..최북단에도 일년내내 얼지 않아 쇼와 활화산에선 흰 연기 내뿜어
노보리베쓰 온천, 해발 200m의 지역 대표 온천..유황 냄새로 뒤덮인 '지옥계곡'
2월 유키마쓰리 눈 축제 땐 300개 넘는 눈·얼음 작품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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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삿포로(일본)=조용철 기자】 일본 북부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사계절 다른 매력으로 무장한 여행지다. 삿포로, 오타루, 치토세, 노보리베쓰 같은 도시를 품고 있는 홋카이도는 일본 전체 면적의 약 20%를 차지할 만큼 드넓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시즌별 축제도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준비해 여행객들을 기다린다. 홋카이도는 적설량이 풍부해 양질의 스키장을 많이 보유하고 있을 만큼 '겨울 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티끌 없이 하얀 설경과 함께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 눈축제로 유명한 도시 삿포로
홋카이도 서부에 위치한 삿포로는 인구 약 180만명으로 일본 5대 도시 중 하나다. 삿포로는 1869년 개척이 시작된 당시부터 치밀한 도시계획에 의해 개발된 덕택에 도로가 바둑판처럼 질서있게 구획돼 있어 여행자들도 매우 알기 쉬운 곳이다.
도시 북부에는 각종 관공서, 금융기관, 도청 등 관청이 들어서 있다. 남쪽엔 대규모 지하상가가 위치해 있어 도시의 쇼핑센터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도내 각지로 통하는 교통의 거점이 되고 있는 삿포로역에는 일본철도(JR), 지하철, 노선버스, 관광버스 등이 직결돼 있어 여행의 편리함을 더해 준다.
시내에는 1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삿포로 시계탑과, 일몰 후 아름답게 라이트업되는 '아카렌가'라는 애칭을 가진 네오바로크 건축의 구 홋카이도 청사, 그리고 삿포로 농업학교를 전신으로 하는 홋카이도 대학의 포플라 가로수 등 볼만한 곳이 많다.
홋카이도 도청 구 본청사에서 남쪽으로 두 블록 정도 가면 도심의 오아시스라고 할 수 있는 오도리공원에 도착한다. 시의 중심부를 길이 1.5㎞에 걸쳐 동서로 관통하는 이 공원은 라일락과 당느릅나무가 늘어서 있는 산책길. 공원 내에는 미국 포틀랜드시에서 보내준 벤슨의 음료수 분수대와 이사무 노구치가 만든 미끄럼틀 등 많은 기념물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봄에는 라일락과 은방울꽃 등 꽃들이 앞다퉈 피어나고 여름에는 시원한 분수와 홋카이도 명물인 옥수수구이 매점이 활기를 띤다.
겨울에는 새하얀 눈풍경에 38만개의 전구가 빛나는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이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매년 2월 초순에 열리는 삿포로 유키마쓰리(눈축제)의 중심무대로 약 300기 이상의 눈과 얼음으로 만든 예술작품으로 가득찬다. 눈축제에선 웅장한 눈조각과 아름답고 기묘한 얼음조각이 넓은 공원을 별세계로 장식해 세계 곳곳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꿈의 세계로 인도한다.
삿포로 시가지는 밤에도 여전히 활기에 가득하다.
이 도시에선 홋카이도 명물의 징기스칸 요리와 해산물 요리 외에도 양식과 중국음식, 아시아, 아프리카 음식 등 세계의 미각을 맛볼 수 있다.
■ 일본 최북단 얼지않는 호수
시코쓰도야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도야 호수는 20세기 초엽에 거듭된 화산 활동으로 함몰돼 생긴 호수로 일본에서 3번째로 큰 칼데라 호수다.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은 이 호수를 '산의 호수'라는 의미의 '키문 토오'로 불렀지만 이후 호숫가를 뜻하는 말로 바뀌었다고 한다.
도야 호수는 호수면이 넓은데 비해서는 외륜산이 호수면에 비해 약 200~500m로 낮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게 광활한 느낌을 준다. 호수는 겨울에도 결빙되는 일이 없다. 일본에서도 최북단의 부동호로 일년내내 아름답고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호수에 떠있는 나카노 섬에는 관광선이 운행 중이다.
호반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1943년의 지진에 의한 지각 변동으로 일대가 융기하면서 생긴 쇼와 신산을 만나게 된다. 활화산인 쇼와 신산은 지금도 흰 연기를 내뿜고 있다.
쇼와 신산 한가운데에는 동상이 하나 세워져 있다. 지역 주민들의 설명에 따르면 원래 이곳에는 마을주민들이 경작하는 보리밭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943년 말부터 1945년 사이에 지진과 분화로 지반이 솟아오르면서 지금의 산이 만들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쇼와 신산이 만들어지게 된 정보를 기록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당시 우체국장이었던 미마츠마사오가 산이 만들어진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귀중한 자료로 남게 됐다는 것이다.
■ 화산가스가 분출하는 지옥계곡
홋카이도 남서부에 위치한 노보리베쓰는 원시림과 호수, 늪 등 다채롭고 풍부한 자연경관을 보여준다. 노보리베쓰는 시코쓰 도야 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돼 있다.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온천으로 유명한 노보리베쓰 온천은 해발 200m 부근에 원생림으로 둘러싸인 온천향으로 황화수소천, 식염천, 철천 등 10여 종류에 이르는 온천이 특징. 그 온천의 효능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온천 가운데 하나로 이름나 있다.
온천을 인상 깊게 해주는 것은 '지옥계곡'. 황회색 바위에서 화산가스가 분출 되면서 주변 일대를 강렬한 유황 냄새로 뒤덮고 있어 마치 지옥을 연상하게 한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계곡은 직경 450m의 화산폭발 화구로 이뤄졌으며 1분당 3000L의 온천수가 솟아오르고 있다. 온천 북동부에는 물참나무, 산죽을 중심으로 각종 활엽수가 혼생하고 있으며, 일본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된 노보리베쓰 원생림이 있다. 동쪽에 솟아있는 시호레이에는 곰 목장이 있어 불곰을 볼 수도 있다. 산 정상에는 투명도 일본 내 2위인 맑은 물을 가득 담고 있는 '굿타라 호수'가 있어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 아늑함이 가득한 오타루
홋카이도 서부 이시카리 만에 있는 오타루는 100여년 전부터 홋카이도의 현관으로 발전해 왔으며 은행과 기업이 진출해 북부의 월가라고 불릴 만큼 융성했다. 옛날에는 짐을 싣고 내리던 나룻배로 가득했던 운하가 있으며, 벽돌과 석조로 된 창고 등이 유리공예점과 찻집, 레스토랑, 쇼핑몰 등으로 변신해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석양 무렵이 되면 돌블록의 가로등에 가스등이 밝혀지는 복고풍의 거리 풍경으로 향수와 아늑함을 느끼게 해 준다. 오타루는 '언덕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언덕이 많아 '지고쿠자카(지옥언덕)'라는 이름의 급경사길, 휘감아도는 듯한 스릴 있는 커브의 '후나미자카' 등도 볼 만하다.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변하는 뒷쪽의 덴구산에선 시가지뿐 아니라 항구까지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와 함께 로프웨이가 운행되고 있어 관광코스로 인기가 높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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