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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주펀드 올해 5152억 빠져나갔다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3 16:51

수정 2018.12.23 16:51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로 삼성전자 등 IT계열 주가 하락
올해 수익률 -8.52%로 부진
삼성그룹주펀드 올해 5152억 빠져나갔다

삼성전자가 연초 이후 최저가로 내려앉는 등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삼성그룹주펀드의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1일까지 삼성그룹주펀드에선 5152억원 규모의 자금이 순유출했다. 이 기간 국내 액티브주식펀드 전체에서 7562억원이 빠져난간 것에 비하면 자금 유출 규모가 크다. 최근 3개월과 6개월에도 273억원, 1243억원이 순유출됐다.

채권혼합형을 제외한 액티브주식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가장 큰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2538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고,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 'IBK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에서는 각각 50억원, 2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인덱스펀드인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에서도 112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삼성그룹주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건 부진한 수익률 때문이다. 연초 이후 삼성그룹주펀드는 -8.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과 3개월의 수익률도 각각 -2.60%, -13.70%로 부진한 편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각각 -1.79%, -13.33%를 냈는데, 업종별 분산 효과로 안정적인 수익을 냈던 삼성그룹주펀드가 최근 시장 성과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로 삼성전자가 신저가를 기록하며 삼성SDI, 삼성전기 등 IT(정보기술) 업종 계열사의 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회계처리 논란에 따른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 악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여파다.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의 주가도 타격을 받았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24.25% 급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은 각각 11.68%, 15.69% 하락했다. 최근 3개월로 좁혀보면 삼성전자가 18.20% 내린 가운데 삼성전기, 삼성SDI 등 IT 계열사가 각각 29.11%, 17.16%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도 각각 34.85%, 16.34% 급락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단기 반등 모멘텀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 공백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비수기인 내년 1분기까지 실적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우려가 해소되는 시점에서 주가는 빠르게 회복될 거란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반도체 업황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된 수준"이라며 "실적 감소세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 경우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수익률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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