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북한은 운송서비스 질이 매우 열악하다. 복선화율이 3%(남한 63%)에 불과하다. 일제강점기 이후 철도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결과다. 최고시속은 공식적으로 40~50㎞로 돼 있다. 그러나 남측 조사단의 현장조사 결과 20~40㎞로 확인됐다. 인프라 구축이 가장 잘돼 있다는 평라선(평양~나진) 780㎞ 구간의 운행시간은 27시간이다. 하지만 전력난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해 실제로 걸리는 시간은 훨씬 길다고 한다. 노선과 침목은 유지·보수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아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만큼 마모된 상태다. 일제강점기 때 쓰던 증기기관차가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철도 현대화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2013년 개성~신의주 복선화계획을, 러시아는 2014년 총연장 3500㎞ 구간의 철도현대화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남북한은 26일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 남북 분단으로 끊어진 길을 잇는 과업에 첫발을 뗐다. "모스크바행 열차를 타실 손님은 타는 곳 20번 홈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서울역에서 이런 안내방송을 듣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런 날이 의외로 빨리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 기차가 태극기를 게양하고 북한을 가로질러 유라시아 대륙을 달리는 그날이 기다려진다.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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