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北 김정은 친서에 담은 '두 가지' 메시지...文 "남북 진심이면 이루지 못할 일 없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30 20:04

수정 2018.12.30 20:04

세밑 남북 정상 친서교환
文대통령, SNS통해 공개 답장 
김정은 친서에 서울답방 의지 표명, 북미대화에 文역할론 시사 
청와대가 30일 오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온 친서를 공개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30일 오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온 친서를 공개했다. 청와대 제공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와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청와대가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친서 접수 사실을 공개한 지 100분 만인 이날 오후 6시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남북 정상이)진심을 가지고 서로 만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며 사실상 공개 답장을 보냈다. 남북 정상이 세밑 '친서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동력을 주입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새해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편지를 보내왔다"면서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도 다시 한번 천명해줬다.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번영을 위한 실천적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김 위원장의 뜻이 매우 반갑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이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더는 돌려세울 수 없는 화해와 신뢰의 관계가 됐음을 전해주었다"면서 "(친서에는) 서울 상봉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담겨있다.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후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A4 두 장 분량의 친서를 보내온 사실을 공개하며,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외교관례상 친서 원문을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의역해 소개한다며, "김 위원장이 2019년에도 문 대통령을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처음 문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처음 문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청와대가 공개한 범위 내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내년 서울 답방에 대한 의지 표명'과 '비핵화 문제에 있어 남측의 역할론' 부여다. 김 위원장으로선 연하장을 겸한 친서를 통해 연내 서울을 방문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초청에 공식적으로 '답방 연기' 입장을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년에도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의 중재역할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사실상 성사 자체가 불투명했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가 내년 초 재추진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서 전달 경로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구체적인 경로는 공개할 수 없으나 인편을 통해 전달받았으며, 북측 인사가 다녀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남북 사이의 여러 소통창구 중 한 창구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간 비공개 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은 SNS를 통한 공개 답신 외에 별도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보낼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과 같이 남북간 비공개 창구를 통할 지, 대북특사를 파견할 지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 친서를 받은 것은 올 2월 10일 청와대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부터 건네받은 후 10개월 반만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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