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9·19평양정상선언에 이어 10월 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4차 방북 면담을 거친 후 한반도 외교전에서 침묵을 보여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친서로 한반도 정상외교 불씨를 살리고, 신년사에서 평화·번영 기조를 유지할 경우 한반도 정세에 다시 훈풍이 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내년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중, 북·러 정상회담, 4차 남북정상회담 등도 줄줄이 추진될 수도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정상간 톱다운(top down) 방식을 선호하고, 비핵화를 위한 북미 실무회담은 꺼리고 있어 복병도 만만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통일부 "北신년사 평화번영 기조 유지할 듯"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2월31일 김 위원장 신년사 관련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친서에 대해)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으로 말씀했다"며 "북한 신년사에도 이러한 기조로 평화·번영 실천, 비핵화, 남북관계 유지 방향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화의지를 드러낼 경우 북미 정상회담과 우리측, 주변국과 정상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우선 북미간 비핵화·상응조치에 대한 협상이 기대대로 이러질 경우 그동안 지연됐던 북중, 북러 정상회담도 재추진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2018년 3차례 방중하면서 시 주석의 첫 방북도 기대됐지만 무산된바 있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시 주석이 적절한 시점에 방북할 것이란 입장이다.
김 위원장 집권후 러시아 방문도 아직 없어, 여건이 개선될 경우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신년사서 北 비핵화 의지 담나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비핵화 조치에 대한 의지가 담길지에도 관심이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침묵했던 것을 고려하면 '친서정치'는 신년 남북미 대화에 대한 뜻이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현재 북미대화는 비핵화의 핵심인 '빅딜'을 남겨두고 있다.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에 미국도 북한도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다시 대화 의지를 밝힌 만큼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높아졌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 비핵화 의지를 담을 수 있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최근 미국이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통해 잇따라 유화적 발언을 내놓으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의 친서 등을 통해 새해에도 미국과 대화를 하고, 한국과도 관계 개선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신년사에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어떤 시설을,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드러낼 가능성이 있지만 지도자의 권위를 대내외적으로 드러내는 신년사의 특성상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