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새해 증시 핫키워드는…젠틀 베어 마켓·리바운드 인 박스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1 11:58

수정 2019.01.01 11:58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새해 국내 증시 핵심 키워드로 '박스피(박스권+코스피)', 터닝포인트, '젠틀 베어 마켓'(완만한 약세장), 회복의 루트, 밸류(Value) 등을 꼽았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국내외적으로 너무 많다. 우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위기 등은 메가톤급 악재로 작용한다. 이에따른 국내외 경제침체도 발등의 불이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둔화추세로 접어들었다.

국내 증권사들도 이런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올해 증권사들이 내다보는 국내 증시 예상범위 하단은 1900~2050선, 상단은 2350~2530선이다. 2018년 코스피 고점을 2800선으로 예상하며 호기롭게 출발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오르락 내리락 횡보장 예상
1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019년 국내 증시 핵심 키워드로 박스피, 터닝포인트, 젠틀 베어 마켓 등을 꼽았다. 표현은 다르지만 대부분 올해 주식시장이 어렵다는 애기다. 젠틀 베어 마켓(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리바운드 인 박스(박스권에서의 반등·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회복의 루트(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는 박스피(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와 같은 의미다. 크게 떨어지지도 않갰지만 크게 오를 일도 없다는 것이다.

오현석 센터장은 "지난해 4·4분기부터 전개된 글로벌 주식시장의 조정이 '임박한' 경제침체(리세션)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올해도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다. 글로벌 증시가 당장 정보기술(IT)버블 붕괴, 금융위기 같은 급락세로 진입하지 않을 것을 시사한다"며 길어지면 내년 상반기까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하락세가 계속되는 주가 흐름을 예상했다.

박스권 내 반등을 꼽은 미래에셋대우 구 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2·4분기쯤 주가는 반등하겠지만 경기상황이나 통화정책 기조 때문에 추세전환은 힘들다"고 전망했다.

오르락 내리락 횡보장(회복의 루트)을 예상한 한투증권 윤 센터장은 전체적으로 약세장을 예상했다. 상장사의 이익 규모가 5년 만에 감소하기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가 경제지표에 반영되는 내년 1·4분기(1~3월)를 저점으로 봤다. 다만, 내년 두 차례로 예고된 미국 금리인상이 한 번으로 줄고, 예산 조기집행 등 정부의 정책효과가 나타난다면 오히려 주가 상승은 기대해 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센터장도 글로벌 경제 둔화, 상장사 수익성이 정점을 지나면서 제한된 범위에서 등락이 반복되는 박스피 장세를 예상했다. 다만 대외 경기침체 요인에도 지지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침체
대외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경제의 특성상 미국의 금리인상(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글로벌 경기 둔화(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를 꼽은 이도 3명이나 된다.

서영호 센터장은 미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가 미국 경제지표 악화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를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창목 센터장도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올해 상반기 중 저점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개선과 연준의 금리인상 완화로 신흥국에 대한 공포심리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둔화를 꼽은 최석원 센터장은 "올해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것이다. 미국 경제 고점에 대한 우려는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경기침체 우려를 잘 풀면 기회가 될 것이고 반대의 경우는 본격적인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방향은 모르지만 터닝 포인트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정용택 IB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터닝 포인트를 제시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오르는 방향인지, 내리는 방향인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희정 센터장은 "여섯 가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침체로 가는지의 여부, 속도조절에 나선 미국 통화정책이 인상 사이클 마무리 국면이냐 여부, 한국의 경제정책 방향이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의 전환 여부, 수도권 부동산 가격 등락, 국내 상장사 기업이익 증감, 외국인 매도세 지속 여부 등이다.

정용택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3·4분기 말이나 4·4분기쯤 합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판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대선을 위한 지지율 반등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하반기, 늦어도 2020년 1·4분기에는 합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Value)를 꼽았다.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된 것은 맞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매크로 환경과 기업실적 때문에 '가치의 함정(Trap)'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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