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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靑, 재계와 소통 잦을수록 좋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3 17:13

수정 2019.01.03 17:13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서울 중구에 있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메이커 스페이스를 방문했다.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신년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오는 15일쯤 20대 기업 초청 간담회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재계와 소통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2일 신년사에서 "경제발전과 일자리는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며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기 경제팀 핵심 멤버인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해 말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함께 삼성, SK, LG의 총괄부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문정부의 기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문정부는 그동안 기업보다 노동, 기업 중에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치우친 정책을 펼쳐 왔다. 기업·노동을 상호대립적 관계로 바라봤다.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때로는 대기업이 죽어야 노동과 중소기업이 산다는 극단적 시각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매우 편협한 인식이다. 이런 시각으로는 경제와 사회 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 문정부 출범 후 기업투자와 고용이 격감하고 있는 것은 친노동·반기업 정책의 결과다. 문정부 첫해에 15% 가까이 늘었던 기업의 설비투자가 지난해에는 -1%로 고꾸라졌다. 기업을 적대시하는데 투자에 앞장설 기업은 없다. 문 대통령도 인정한 것처럼 경제발전과 일자리는 기업 투자에서 나온다. 기업 경영이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위태로워지는 것이 노동자 일자리다. 기업과 노동이 상호대립적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배를 탄 공동체로서 상호의존 관계임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청와대가 늦게라도 재계와 소통에 나선 것은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박근혜정부 시절처럼 대통령이 재벌 총수와 '은밀한 만남'을 갖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공개적으로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가피하게 비공개 면담을 하는 경우에는 사후에라도 가급적 빨리 면담 사실과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와대의 인식 변화가 반기업에서 친기업으로 정책전환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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