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높고 이자만 납입하는 대출원금 먼저 상환
새해 마흔살이 되는 A씨는 그동안 계약직으로 직장을 수시로 옮겨다니며 별 생각 없이 돈을 벌어 썼다. 돈이 부족하면 카드를 쓰고, 대출까지 받았다. 처음에는 그런대로 돌아갔지만 점점 대출은 많아지고 매월 들어가는 비용도 커졌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석 달 전 정규직으로 취업을 했다. 급여도 올라가고 안정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복잡한 부채나 지출 등이 잘 해결 될 것 같았는데 여전히 부채에 시달리고 카드결제는 줄지 않는 상황이다. 신용카드를 적게 쓰려고 체크카드를 사용하지만 대출이자가 나가는 날짜가 다르다 보니 통장에 남아 있는 잔액을 자꾸 꺼내 쓰게 돼 신용카드 할부가 늘면서 오히려 지출이 늘고 있는 느낌이다. 결혼을 생각하지는 않지만 연로하신 부모님께 계속 신세질 수도 없어 독립을 해야 하고 노후준비도 하고 싶다. A씨의 월소득은 210만원, 연간 기타소득이 300만~400만원 정도 발생한다. 월 지출은 95만원으로, 부채비용 80만원과 보험 15만원이 든다. 남은 금액은 카드결제에 사용하고 있다. 현재 부채 잔액은 3650만원 정도다. 신용대출 4건(3400만원)과 카드론(150만원), 카드 할부 6건(100만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신용카드 할부금은 매월 15만원 정도 결제 예정이다. 주택청약저축 잔액이 270만원 정도있지만 현재 납입 중지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A씨의 경우 처음부터 한꺼번에 큰 대출이 발생된 것이 아니라 늘어난 소비지출을 카드론 할부 등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다 매월 카드결제가 커지면서 현금흐름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소비성 부채를 가지고 있는 다중채무자들은 대부분 금리가 높고, 대출 건수가 많아 이를 '한꺼번에 묶어 관리하고 금리를 낮출 수 있다면 부채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거의 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다. 이런 방법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 탐색하다 오히려 대출사기 등의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부채를 멈추고 이를 줄여나가기 위해선 금리를 낮추고 상환하기 편한 방법으로 부채를 전환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부채발생으로 늘어나는 고정비용에 대한 인식을 먼저 갖고, 적합한 지출 예산을 세워 이를 실천해나가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금감원은 먼저 부채상환 순서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가 높고 이자만 납입하는 대출원금을 먼저 상환해야 하며, 원리금균등상환 대출의 경우에는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추가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또 부채상환을 하면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주거래 은행 또는 서민금융진흥원(1397)에서의 상담도 추천했다. 신용등급 상향 및 소득 증가 등의 요건이 충족되면 금리 인하 요구권도 활용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줄어든 부채를 확인하고 지출 예산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지출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현금 등으로 혼용하지 말고 한가지 방법으로만 사용할 것을 권했다. 금감원은 A씨에게 부채상환 이후에는 부채상환에 지출했던 120만원을 매월 3년간 모아 독립자금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노후자금의 경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소득을 유지하라는 제언이다. 또 연금저축을 시작하는 한편 소득 증가에 따라 연금저축 금액도 늘려갈 것을 조언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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