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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제작 '알리타', '아바타' 명성 이을까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7 16:27

수정 2019.01.07 16:27

일본 원작만화 ‘총몽’ 영화화, ‘씬 시티’ 감독 연출
제임스 카메론 제작 '알리타', '아바타' 명성 이을까

제임스 카메론 제작 '알리타', '아바타' 명성 이을까

제임스 카메론 제작 '알리타', '아바타' 명성 이을까


할리우드 SF영화는 일본 SF만화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영화사의 새장을 열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는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가 많이 투영된 대표적인 영화였다. 카메론 감독은 동명만화 원작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을 극찬한 바 있는데, 이 작품은 아예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실사영화로 제작돼 2017년 3월 국내 개봉했다.

카메론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알리타 : 배틀엔젤’(이하 알리타)은 일본만화 ‘총몽’이 원작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SF만화로 고철도시와 공중도시로 이분화 된 26세기, 인간의 두뇌와 기계의 몸을 가진 사이보그 소녀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천사의 얼굴을 가진 전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1990년~1995년 일본의 만화잡지 비즈니스 점프에 연재됐으며, 영어권에서는 ‘배틀엔젤 알리타’로 번역, 출간됐다.

‘알리타’는 카메론 감독이 ‘아바타 프로젝트’보다 앞서 준비한 꿈의 프로젝트였다. 원작의 판권 수급부터 시나리오 집필, 600여 장에 달한 세계관 설정집까지 애정을 쏟았다.
하지만 CG기술의 한계로 시기상조라는 판단 하에 제작이 연기됐고, 이후 ‘아바타’ 시리즈 연출과 겹쳐 결국 ‘총몽’의 또 다른 팬인 ‘씬 시티’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에게 메가폰을 넘겼다.

로드리게스 감독은 7일 오전 용산구 용산CGV에서 열린 ‘알리타’ 풋티지상영회에서 녹화 영상을 통해 “카메론의 확실한 비전이 담긴 프로젝트였고, 그 비전을 실현하게 된 것은 일상일대의 기회였다”고 전했다.

■ CG 캐릭터가 극을 이끄는 첫 영화

‘알리타’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시각효과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에게도 도전적 작업이었다. 웨타 디지털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유명한 피터 잭슨 감독 등이 뉴질랜드 웰링턴에 설립한 회사로 ‘아바타’(2009), ‘어벤져스’(2012),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2013), ‘정글북’(2016),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2017),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등을 작업했다.

이날 공개된 풋티지영상에서 가장 눈을 끈 것은 CG기술로 완성된 애니메이션 캐릭터 알리타가 실사 배우와 상호작용하며 연기를 펼친다는 점이었다. 사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 ‘스타워즈’ 시리즈의 요다, ‘혹성탈출’ 시리즈의 유인원 등 실사 영화 속 CG 캐릭터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알리타’가 기존과 다른 점은 그동안 CG캐릭터가 조연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이자 인간의 모습을 한 사이보그라는 점이다. 사이보그는 인간과 다른 존재이니 극중 CG캐릭터인 알리타와 인간 간에 느껴지는 미세한 이질감은 오히려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제임스 카메론 제작 '알리타', '아바타' 명성 이을까

제임스 카메론 제작 '알리타', '아바타' 명성 이을까

영화 홍보차 내한한 김기범 CG감독은 “CG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며 내적 성장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알리타’는 웨타 디지털의 야심을 담은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마이크 코젠스 애니메이션 감독은 “로사 살라자르가 연기한 CG캐릭터 알리타를 생동감 있게 보이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특히 알리타의 몸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 변화가 동시에 이뤄지도록 했으며, 감정을 잡아내는데 있어 엄청난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기범 CG감독은 “모든 머리카락을 일일이 다 시뮬레이션한 영화는 ‘알리타’가 처음”이라며 “눈의 디테일도 진화했다. 골룸의 눈동자를 표현할 때보다 구성 요소가 320배 증가했다”고 비교했다. 그만큼 사실적이라는 것이다.

■ 대규모 세트, 화려한 액션 볼거리

극중 고철도시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3천평 규모로 세트를 지어 사실성을 부여했다. 배우들이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상상에 의존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도록 모든 세트과 소품을 구현한 것이다.

액션 장면은 영화의 화려한 볼거리가 될 예정이다. 김기범 CG감독은 “감독과 제작자의 요구대로 원작 만화의 과장된 액션을 최대한 완벽하게 구현했다”며 “특히 모터볼 경기 장면이 자랑스럽다.
아이맥스로 이 장면만 봐도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다만, 기술적 도전과 별개로 사이보그나 여전사가 주인공인 액션영화가 그간 다수 쏟아졌다는 점에서, 기존 SF영화와 얼마나 다른 재미를 줄지는 두고봐야 한다.
감독의 연출력과 제작자 및 웨타 디지털의 명성에 기대를 걸어본다. 2월 설 연휴 개봉 예정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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