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북미간 협상이 교착상태인 상황에서 '졸속 추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는 9일 올해 첫 전체회의를 열어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등 5개 정부 부처로부터 업무현황을 보고받았다.
■NLL 민간왕래, DMZ 유적발굴한다
각 부처는 지난해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후속 협력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큰 틀의 합의에 이어 올해부터는 실무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게 특징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11개 감시초소(GP)를 철수시키고, 공동경비구역(JSA)을 비무장화 하는 등 남북간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한데 이어 올해부터는 한강 하구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민간이 왕래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비무장지대(DMZ) 내에 남북 인력과 차량이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DMZ내 유적발굴 사업도 진행한다. 문체부는 현재 중단된 금강산 사업과 개성공단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북측과 협의하고, 동해관광특구 조성을 검토키로 했다. 다만 본격 추진에 앞서 관광객 안전과 북한이 몰수한 우리측 재산권 회복,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문제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체육 분야에서도 지난해 평창 올림픽, 아시안 게임에 남북이 공동진출한 데 이어 2020년 예정된 도쿄올림픽에 공동 참가하고 2032 하계올림픽을 공동 유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농림부의 경우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국내 종자·묘목 지원 기반을 구축하고, 국내에도 대북지원용 양묘장을 3개소 짓는다.
복지부도 남북 간 감염병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결핵, 말라리아 등 감염병 정보를 시범 교환한 데 이어 이를 정례화하고 의료기술에 관한 협력도 강화한다. 인플루엔자(독감)의 확산을 막고자 오는 11일 북측에 치료제인 타미플루 20만명 분과 식속진단키트 5만개를 긴급 제공한다.
해수부는 지난해 실시된 남북의 한강하구 공동 조사를 바탕으로 해도(海圖)를 작성해 민간에 제공하고 서해안 부근에서 추진키로 한 시범적 공동어로에 관해선 민관협의체에서 세부 이행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서해 경제공동특구 조성을 위해 북한 해주항·남포항 등의 항만 정비 및 배후단지 조성을 관계부처에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野 "비핵화가 먼저" 반발
그러나 이 같은 남북 간 교류 계획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측이 너무 앞선다는 비판이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으로 북한이 중국을 등에 업고, 북미회담 등에서 협상 전략으로 활용하려한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이 때문에 비핵화 추진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중을 계기로 비핵화 논의가 흔들려선 안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특위에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한국 패싱' 주장을 일축했다. 조 장관은 또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을 인지했느냐, 아니면 북한으로부터 통보받았느냐'는 같은 당 황영철 의원 질의에 "적절한 경로로 사전 교감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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