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박소현 기자】올해도 미래 산업 모빌리티는 'CES 2019'를 뜨겁게 달궜다. 자율주행 시대 현실화를 위해 완성체 업체 뿐만 아니라 구글, 인텔, 퀄컴 등 반도체 기업과 구글, 네이버, SK텔레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뛰어들었다. 이들은 자율주행 플랫폼, 솔루션, HD맵 등 저마다의 자율주행 신기술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주했다.
구글 웨이모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자율주행차'를 전시했고, 우버는 오는 2023년 전세계 상용화를 선언한 '플라잉 택시' 실물을 공개하는 등 'CES 2019'는 미래 모빌리티를 바로 눈 앞으로 옮겨놓은 거대한 기술 경연의 장이었다.
한국은 네이버, SK텔레콤 등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지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었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정부가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지 않아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됐을 때 한국 시장이 글로벌 기업에 의해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자율주행 반도체·ICT도 '각축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일부터 11일(현지시간)까지 열린 CES 2019 놀스홀. 자동차 전시장이지만 현대차, 메르세데스-벤츠 등 완성차 업체 부스 사이 사이로 그래픽칩(GPU) 제조기업 엔비디아,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 무선통신기술 회사 퀄컴 등도 큰 부스를 꾸렸다. 아마존 알렉사 오토모티브, SK그룹 공동전시관 등도 놀스홀에 자리잡았다.
글로벌 업계는 엔비디아, 모빌아이, 퀄컴 등이 개발한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 플랫폼 등에 주목했다. 엔비디아는 차량 주변 360도를 인식하고 차선변경 등을 지원하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토파일럿'을 이번 CES에서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래 자동차 회사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돼야 한다"며 벤츠와 손잡고 인공지능(AI)가 적용된 로봇 자동차 개발 계획도 발표했다. 모빌아이도 자율주행의 '눈'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도로경험관리 기술을 개발했고, 책임민감성안전 모델(RSS)를 개발해 이를 자율주행차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퀄컴은 스마트 이동이 가능한 '퀄컴 C-V2X 플랫폼'과 자동차 AI 기반 플랫폼인 '3세대 콧픽 플랫폼' 등을 전시했다.
구글 자회사 웨이모가 상용화에 성공한 '자율주행차', 우버가 항공우주업체 텍스트론 그룹의 벨과 함께 개발한 플라잉 택시 '우버에어'도 관람객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마존은 AI 플랫폼 '알렉사'를 자동차에 적용한 '아마존 알렉사 오토모티브'를 자동차 전시장에서 선보이며 자동차 AI 플랫폼 시장의 경쟁자로 등장했다.
■ 네이버·SKT도 가세…규제 '발목'
네이버 연구개발자회사 네이버랩스와 SK텔레콤도 한국의 규제환경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개발한 자율주행 신기술로 기술 경쟁에 가세했다.
특히 네이버는 위치·이동·내비게이션 기술을 종합한 'xDM 플랫폼'을 글로벌 무대에 처음 선보였고 자체적으로 고정밀 지도를 제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HD맵' 기술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등과 자동차 전시장에 공동 부스를 꾸리고 단일광자라이다, HD맵 업데이트 등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단일광자라이더는 지난해 2월 인수한 스위스 기업 IDQ 양자센싱 기술을 적용한 첫 결과물이다. SK하이닉스는 차량용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전시했다.
하지만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네이버, SK텔레콤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도 '규제 지옥' 한국 내에선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 SK텔레콤도 운전자 개입 없이 도심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 레벨 4를 확보한 상태다. 미국은 지난해 말 구글 웨이모가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에 나섰고, 일본도 2020 도쿄 올림픽에 맞춰 자율주행차 상용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기업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율주행을 연구할 수 있도록 정부에 허가받은 차량 대수는 18대에 불과하다"면서 "구글 웨이모는 수천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서부터 기술 개발의 차이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실제 국내 최초로 도심 자율주행차량인 '스누버'를 개발한 토르드라이브는 도로교통법 등 규제에 막혀 미국에서 활로를 찾기도 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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