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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호 안양시장 시민혈세로 생색내지 말라”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4 13:01

수정 2019.01.14 20:17

최대호 안양시장-이창효 육군수도군단장 생활체육시설 조성 협약. 사진제공=안양시
최대호 안양시장-이창효 육군수도군단장 생활체육시설 조성 협약. 사진제공=안양시


[안양=강근주 기자] 최대호 안양시장을 향한 거센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수도군단 내 생활체육시설 조성 발표가 비판여론에 불을 댕겼다. 시민단체와 지역정가는 이를 두고 “독선행정의 전형” “시민혈세 갖고 생색내기”라고 지적한다. 생활체육시설 조성이 첫 삽도 뜨기 전에 거대한 암초에 직면한 셈이다.

안양시는 예산 16억원을 투입해 수도군단 내에 축구장 및 족구장, 풋살장, 육상트랙 등 생활체육시설(수도 다목적운동)을 2020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안양시와 수도군단은 이를 위해 4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안양시는 생활체육시설 조성이 완료되면 시민에게 이를 휴식공간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지역정가는 이에 대해 시민혈세만 낭비하는 실효성 없는 사업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수도군단 내 생활체육시설은 도시 외곽에 소재해 접근 용이성이 한창 낮고, 군부대 특성상 보안 및 훈련 등 이유로 시민 이용에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무협약에 따르면 '군 작전 및 보안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생활체육시설 개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특히 수도군단이 이용하는 평일 16시~18시, 수요일 13시~18시, 주말-공휴일 14시~18시는 시민 사용이 제한된다.

시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지만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시민 이용은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군부대 특성상 훈련이나 비상 시 예약이 취소될 수 있으며, 언제라도 수도군단 통제를 받아야 한다.

이용 절차도 번거롭기 짝이 없다. 생활체육시설을 이용하려면 안양시에 사용 신청서를 먼저 제출하고, 안양시가 접수된 명단을 수도군단에 통보하면, 수도군단은 이용자 신원을 확인하는 정차를 거친다고 한다.

게다가 수도군단 입구에 2017년 준공된 비산체육공원이 운영 중인데, 굳이 16억원이란 혈세를 들여가며 생활체육시설을 수도군단 내에 설치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많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15일 "인근 비산체육공원도 일부 주말을 제외하곤 평일에 이용자가 적어 한산한 편인데 안양시가 왜 수도군단에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는 최대호 시장이 시민혈세를 갖고 수도군단에 생색내려는 선심성 행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안양시의회 관계자는 “올해 예산 편성에도 잡히지 않았고, 새로 예산을 잡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할 요량이면 적어도 생활체육시설 조성 업무협약 전에 시의회와 사전 논의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독선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한편 안양시 관계자는 이런 문제점에 대해 "생활체육시설 이용에 불편한 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며 "이제 막 사업 추진을 시작한 만큼 미비한 점은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민혈세가 투입되는 신규 사업에 대해 전방위적 검토 없이 일단 시작하고 보는 졸속행정의 일단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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