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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공무원 80만명 급여 끊겨..美 대부업·전당포 때아닌 호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1 17:32

수정 2019.01.21 17:32

셧다운 영향 일파만파
월드억셉턴스 등 주가 급등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30일째 접어든 가운데 워싱턴 백악관 가까이 위치한 렌윅갤러리 입구에 휴장을 알리는 게시판이 세워져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30일째 접어든 가운데 워싱턴 백악관 가까이 위치한 렌윅갤러리 입구에 휴장을 알리는 게시판이 세워져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 영향이 대부업체와 전당포 업체들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셧다운으로 급여가 끊긴 연방정부 공무원 일부가 전당포나 대부업체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급등의 배경이다.

멕시코 장벽 예산을 둘러싼 의회와 갈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2일 부분 셧다운에 들어간 뒤 연방 공무원 80만명이 무급상태가 됐다. 셧다운은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간 공방이 지속되면서 이미 사상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상태이고, 언제 타결될지도 알 수 없어 소득 끊긴 공무원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대부업체, 전당포 업체들은 덕분에 때 아닌 호황을 누리게 됐고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대부업체 월드억셉턴스는 셧다운 이후 주가가 22% 급등했고,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가 있는 전당포 업체 이지코프는 같은 기간 20% 상승세를 기록했다.

또 소비자금융 포털인 렌딩트리는 주가가 42% 폭등했다. 셧다운 이후 중소형주 상승 폭의 4배에 육박하는 오름세다.

지난해 말 폭락한 뒤 올들어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탔지만 이들 대부업체, 전당포 업체는 셧다운 효과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는 급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투자업체 캐피털 이노베이션스 최고투자책임자(CIO) 마이클 언더힐은 "많은 이들이 모기지를 갚거나 다른 지출을 위해 저축을 깨고, 단기 대출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가계와 노동자들의 취약한 재정환경은 여러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2017년 취업포털 커리어빌더 연구에 따르면 미 노동자들의 약 78%가 여윳돈 없이 급여만으로 생활한다. 급여가 끊기면 당장 쓸 돈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또 같은 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미 가계의 거의 절반이 빌리거나 무언가를 팔지 않고서는 갑작스럽게 400달러 정도도 감당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계층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은행들의 문턱은 높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규제 강화로 무담보 소액대출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규제 위험에 노출되는데다 더 많은 자본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무담보 소액대출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급여가 끊긴 연방 공무원들에게는 모기지나 자동차 대출 원리금 납부를 연기해주고, 일부 수수료도 면제해주고 있다.

한편 대부업체 등의 활황은 소비자들을 부채의 늪으로 빠뜨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와관련해 올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소액대부 산업의 최근 흐름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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