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의 한 행정동 주민센터에 ‘아부성 현수막’이 내걸렸다며 인근 주민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중랑구 신내2동 주민센터 입구에는 ‘2019년 구청장 洞(동) 연두방문’이라 씌여진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연두’(年頭)란 ‘새해의 첫머리’라는 뜻으로, 이 현수막은 ‘류경기 중랑구 구청장이 신내2동을 새해에 처음으로 동 주민센터를 방문한다‘로 해석할 수 있다.
또 그 위로는 ‘주민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며 류 구청장과 주민들 간의 간담회를 안내하고 있다.
앞서 중랑구청은 지역 국회의원 및 시·구의원, 직능단체장, 주민 등 참석해 ‘2019년 새해 16개 동 주민과의 대화’를 각 행정동 주민센터에서 차례로 연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난 14일 면목본동을 시작으로 신내2동은 중랑구 관할 16개 동 중 가작 마지막인 29일에 해당 행사의 차례가 된 것.
다소 관행적이긴 하나 류 구청장이 최소 단위의 행정구역 동(洞) 주민센터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역 주민들로부터 건의 사항을 듣고 이에 대한 설명을 하는 소통행보는 의미 있는 행동이다.
그러나 류 구청장의 주민 간담회와는 달리, 신내2동 주민센터가 내건 현수막은 시대착오적이며 관료주의적인 행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랑구에 거주하는 박기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단장은 “15세기 조선시대 사또 행차도 아니고...”라며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봤는데 이상한(?) 현수막이라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민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를 더 크게 강조하거나 '섬김 행정'을 위해 중랑구의 주인공, 주민 여러분의 고견을 듣고자 한다는 취지로 홍보문구를 작성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를 본 대학생 옥 씨는 “풀뿌리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시대에 행정청 스스로가 관이 우위에 있다고 인식하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거들었다.
시민 차 씨는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저 현수막을 만들었으면서, 저 현수막을 볼 사람은 주민이 아니라 구청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아부성 현수막’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단장은 신내2동의 부적절한 현수막에 대해 동 주민센터에 시정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 할 계획이다.
이이 대해, 신내2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현수막을 내건 지는 며칠 됐다"면서 "동 주민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사(구청장 간담회)를 하니까,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주길 바라는 취지로 내건 현수막”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랑구 신내2동은 동 관할 지역의 79%가 그린벨트 지역으로 녹지가 많고 대규모 택지개발로 조성된 아파트 밀집구역이다. 2018년 3/4분기 기준 면적 0.99 km2에 외국인을 포함한 전체 인구 2만2577명, 9016세대로 서울시에서도 작은 규모의 행정동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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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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