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1295호 집계…악성 미분양 57.9% 차지
주택 인허가 실적 7372호…2017년에 비해 반토막
주택 인허가 실적 7372호…2017년에 비해 반토막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 전통 이사철인 신구간(新舊間, 1월25일~2월1일)이 실종됐다. 경제 한파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져 새로 집을 옮기려는 가구가 줄어든 데다, 미분양 주택수도 최대치를 갱신했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2018년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미분양주택은 1295호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내 미분양 주택은 2017년 9월 1000호를 넘어선 뒤 지난해 1월 1280호, 2월 1190호, 3월 1339호, 4월 1260호, 5월 1268호, 6월 1299호, 7월 1275호, 8월 1217호, 9월 1275호, 10월 1226호, 11월 1265로 1년 넘게 1200호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750호로 전달(736호)보다 1.9% 증가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미분양 주택 중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57.9%로 60%에 육박하고 있다.
주택사업계획 승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30가구 미만의 다세대·연립·아파트를 통계에 포함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시행사가 임직원 또는 하도급 업체에 떠넘기는 대물 물량도 있다.
미분양주택이 쌓이면서 주택 인·허가와 착공, 준공 실적도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주지역 주택 인·허가 실적은 7372호로 전년 1만4163호와 비교해 47.9% 감소했다. 주택 착공실적도 7757호로 전년(1만2730호)에 비해 39.1% 하락했다. 주택 분양(승인) 실적은 1663호로 전년 2917호에 비해 41.0%나 감소했고, 5년 평균(3920호)보다는 절반 이상인 57.6%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미분양 물량이 넘치면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를 가져온다. 이는 지역경제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된다. 부동산시장이 거품 붕괴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부동산업계에선 “그동안 오름세가 매우 컸던 탓에 가격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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