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상승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 상승
외식물가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연속 3%대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한재준 기자 =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이 1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라면과 김밥 한 줄에 6000원이 넘고, 한그릇에 7000원이 넘는 자장면도 등장했다.
임대료·원재료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가격 상승에 반영된 것으로, 한 번 오르면 내려올 줄 모른다는 외식물가의 추세를 실감하게 한다. 연초부터 햄버거와 가공식품 가격이 인상된 가운데 올해도 최저임금이 10.9% 인상되면서 당분간 외식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1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연속 3%대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품목별로 보면 김밥과 도시락이 전년동월대비 6.5% 상승했으며 최근 가격인상 논란이 불거졌던 치킨도 1년 전보다 5.9%나 뛰었다. 지난해 10월 3%대 상승률을 기록했던 치킨은 11월부터 석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서민음식인 자장면과 라면, 삼겹살 등도 각각 4.2%, 4.4%, 2.9%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39개 외식물가 품목 중 물가가 오르지 않은 것은 학교급식비(-11.4%)와 차(-0.2%) 등 단 2개 품목 뿐이다.
통계상 물가변동이 아닌 실제 가격인상폭에서도 오름세가 눈에 띄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물가정보에 따르면 김밥 한 줄은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2154원으로 같은해 1월 2044원에서 110원(5.4%) 인상됐다.
분식 프랜차이즈업체인 김밥천국의 김밥 가격은 지난해 1월 서울 기준 1500~2500원이었으나 11월에는 최저 가격이 2000원으로 올라 1500원대 김밥은 자취를 감췄다. 또다른 분식 프랜차이즈인 감가네는 김밥 한 줄이 3200원으로 껑충 뛰었다. 라면 한그릇이 3500~4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김밥과 라면을 같이 먹을 경우 설렁탕 한 그릇 값을 웃돌게 된다.
자장면은 같은 기간 4858원에서 149원(3.1%) 인상돼 평균 5000원대를 넘어섰다. 실제 서울시 물가조사에 따르면 5000원대 자장면은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 중식당의 자장면 가격은 7000원에 달해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치킨 값은 서울시가 서울 소재 73개 치킨전문점을 조사한 결과 치킨 1마리 평균가격이 1만3900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저 6000원에서 최고 2만3000원으로 가격차가 컸다.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인 BBQ는 지난해 치킨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해 논란이 됐다. 배달료 2000원을 더하면 치킨 1마리 가격이 2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롯데리아에 이어 연초 맥도날드도 23개 메뉴의 가격을 100~300원 인상할 계획이라 외식물가 상승세는 계속될 것을 전망됐다.
외식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식물가 상승이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상승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 6470원보다 1060원(16.4%) 인상됐다. 인건비 부담에 종업원 채용을 줄이고 사람 대신 무인주문기를 설치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속속 등장했다.
올해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전년대비 10.9% 인상됨에 따라 요식업체들의 부담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해에 아무래도 외식쪽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원재료 상승에 최저임금도 오르고 임대료도 뛰다보니 복합적으로 외식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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