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 직장 앞에서 "패륜교사·나쁜 사람" 1인 시위 나선 50대 男, 왜?

부모 분묘 발굴에 격분해 형수 근무 중인 중학교 앞서 1인 시위 
법원 "객관적 확인되지 않은 주장..허위사실로 명예훼손"

형수가 근무하고 있는 중학교 앞에서 형수가 부모님에 패륜을 저지른 사람이라는 내용으로 1인 시위를 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58)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4차례에 걸쳐 형수 A씨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뜨려 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A씨가 근무하고 있는 중학교 앞에서 ‘패륜교사 A씨를 고발합니다. B중학교 국어선생 A씨는 시부모와 시조부모 산소 4기를 가족 형제와 상의 없이 파헤쳐 유골을 발굴한 나쁜 사람입니다.

패륜교사 A씨를 규탄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양손에 들고 1인 시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앞서 이씨는 관련 사건으로 다툼을 벌였던 A씨 부부를 고소했으나 형에 대해서는 ‘죄가안됨’, A씨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바 있었다.

이후 A씨 부부가 자신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형수가 근무하는 중학교 정문 및 후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지 A씨가 형의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분묘발굴 행위에 가담했을 것이라고 주장할 뿐 이를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며 “관련 고소사건에서 피해자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A씨 부부가 자신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1인 시위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현수막에서 적시한 내용도 단지 의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A씨가 구체적인 사실을 했다고 단정적으로 적시한 것”이라며 “A씨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넉넉히 인정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가 친족 내부의 중요한 일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진행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참작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A씨 측은 ‘피고인이 형을 괴롭히기 위해 자신과 자녀들까지 비하하면서 괴롭히고 있다’며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mail]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