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전지적 보좌관… ’ 출연
국회 보좌관은 ‘땔감’ 같은 존재
개인 이익보다 전체 들여다봐야
국회 보좌관은 ‘땔감’ 같은 존재
개인 이익보다 전체 들여다봐야
'전지적 보좌관 시점.'
요즘 국회에서 심심찮게 회자되는 말이다. 연예인 '매니저'들의 희로애락을 다룬 한 유명 TV프로그램명을 패러디한 표현이다. 뒤에서 묵묵히 국회의원을 보좌한다는 점에서 매니저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한 라디오방송에서는 '전지적 보좌관 시점'을 코너명으로 프로그램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실 소속으로 '전지적 보좌관 시점'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서용주 보좌관(사진)으로부터 국회 보좌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서 보좌관은 국회 보좌관을 '빛을 내기 위한 땔감 같은 존재'라고 정의했다.
서 보좌관은 "보좌관은 일반적인 정의로는 국회의원이 의정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정책과 정무 영역에서의 조언과 의원실의 실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실무자적 입장에서 보면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다. 의원의 정치적 가치를 어떤 방향으로 잘 드러내야 할지 고민해야 하고,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끊이지 않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좌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첫번째 덕목으로 '희생'을 꼽은 이유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그는 "자신의 이익보다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위기를 함께할 수 있는 결기와 가치도 희생에서 나온다. 의원을 잘 보좌하고, 의원실 구성원의 단합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실익만 따지다보면 결국 갈등만 초래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빛내게 하려는 국회의원은 보좌관에게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다.
서 보좌관은 "국민께서 본인들을 대신해 일하라고 선출한 분들이 국회의원이고, 한 분 한 분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직장상사이자 임명권자로서 다소 어려운 관계일 수도 있지만 일반 회사와는 다르게 정치라는 소명을 함께한다는 동지적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 보좌관은 어느덧 국회 생활만 10여년에 이르는 '베테랑'이다.
"내일을 만들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 같다"고 보좌관의 길을 택한 이유를 설명한 그는 "다음 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어줄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화려함보다 이면의 어두움을 감내하고 어떤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키려는 각오가 충만하다면 한번쯤 도전해봐도 될 만한 직업이라는 말씀을 조심스럽게 드리고 싶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꿈꾸는 이상적인 보좌관상을 묻자 '머리는 항상 옳고 그름을 따지지만 가슴은 판단하지 않으면서도 머리보다 먼저 알고 머리보다 넓게 안다'는 시구 한 구절을 들려주었다. 그러면서 "나를 알았던 모든 사람들에게 머리보다 가슴이 따뜻했던 보좌관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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