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진단 어려운 동물 질병..의료비 부담 높을 수밖에 없어
동물 진료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
동물 진료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수가 비약적으로 늘었다. 반려인구 증가로 동물병원도 덩달아 많아졌다. 그러나 많은 반려인들이 동물병원 진료비 부담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에 대해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정인성 대표원장(사진)은 동물병원 진료비를 줄이려면 동물보험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원장은 "먼저 보호자들이 궁금해하는 동물병원의 진료비의 기준과 동물병원 간 진료비의 차이가 나는 현실에 대해 말하고 싶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현행 동물병원 진료비는 지난 1999년 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전문직(서비스업)의 담합을 막고자 동물의료 표준수가제를 폐지했고, 이후 개별 동물병원이 자유롭게 정하도록 됐다"며 "그로 인해 자율경쟁 체제인 만큼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동물진료비가 비싼 곳과 싼 곳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금지 결과 동물진료와 진단에 관한 의료장비들이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하게 구비되게 되고, 동물진료 영역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정 대표원장은 "소비자의 동물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동물보험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한 선행조건으로는 동물 등록률을 높이고, 진료비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선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 및 변화가 성숙돼야 하고, 진료비 예측을 위해선 동물병원 내부운영과 수의사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소비자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정 대표원장의 생각이다.
사람 병원 진료서비스의 경우 병원에서 이뤄지는 채혈, 검사, 처치에 있어서 많은 진료인력이 필요치 않으나 동물병원의 경우엔 환자를 보정하는 데 더 많은 진료인력이 요구돼 인건비 부담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 대표원장은 하지만 동물병원 진료비가 동물병원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의 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나라들과 비교해보더라도 우리나라 동물병원 진료비가 선진국인 미국, 일본에 비해 현저히 낮고 중국, 필리핀에 비교해서도 결코 높지 않다"며 "동물진료는 최소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말 못하는 동물들이기에 검사와 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아픈 경우에는 본인이 조금이라도 아프면 병원으로 달려가서 조기진단이 되지만 아픈 동물은 보호자가 인식해 병원에 오기 때문에 대부분 병원 내원 시는 거의 중증의 상태로 내원하여 의료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대표원장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가끔 동물진료비가 많이 나왔다고 그 아이를 산 가격이 얼마인데 진료비가 더 나왔다고 다시 새 동물을 사면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생명을 경시하는 이야기"라며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동물에 대한 인식변화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동물진료비에 관한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있어 동물진료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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