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미나가 '남성의 힘'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갱년기 증상을 겪는 남성들에게 스태미나 증진은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하지만 스태미나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것과 다르게 대처법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이석영 교수는 "흔히 알려진 민간요법, 건강식품에 의지하기보다 개별 증상에 따라 체계적인 진료를 받고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 증가에 힘쓴다면 진정한 스태미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자한테 좋다'면 무조건 먹고 본다
스태미나(Stamina)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운명의 실'에서 유래한다. 결국 죽음이란 운명의 실을 끊음으로써 이루어진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서 유래한 스태미나가 '체력' 혹은 '어떤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육체적인 힘'을 뜻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은 스태미나와 남성갱년기 증상, 호르몬 요법 등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고, '남성은 수저를 들 수 있는 힘만 있으면 성생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스태미나가 곧 남성의 자존심으로 대변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스태미나 증강을 위한 무분별한 강장음식섭취나 약물복용 등은 오히려 건강에 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건강식품은 정식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가 가능하고, 따라서 만병통치약으로 대변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로 인해 진료현장에서 애를 먹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들은 간 기능 부전이나 콩팥기능 이상 등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주기적인 근력 운동으로 호르몬 개선
일반적인 남성의 경우, 55세 이후부터 해마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저하되면서 근골격과 골대사 능력, 인지기능의 저하를 초래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는 고혈압 등을 포함한 대사성 질환이나 감정반응, 조혈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그렇기에 남성호르몬 저하로 인한 신체 변화는 무시해도 되는 문제가 아닌 병적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
치료요법으로는 남성호르몬제 보충요법 등이 있으나 이 또한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체계적인 진료를 통해 가급적 제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남성 갱년기 증상으로는 성욕저하, 인지능력 저하, 수면장애, 내장 지방 증가를 통한 하복부비만, 체모의 감소, 골밀도 감소와 다양한 감정기복 등이 있지만 반드시 다른 질환 등과 감별해야 한다.
특히 위의 증상은 주기적인 운동이나 활동량이 적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50대 이후에는 주기적인 근력 운동과 적절한 일조량 확보가 중요하다. 근육의 면적이 늘어나면 혈류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말초 혈관 확장으로 호르몬 분비가 개선되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약물이나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고 다양한 대사성질환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마늘·부추·굴 등이 효과적
식생활을 통해 스태미나를 올리려면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와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 덧붙여 강력한 혈관 확장효과가 있는 알리신이 충분히 함유되어 있는 마늘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고 셀레늄, 칼슘, 칼륨, 비타민 A·B·C가 풍부한 부추 등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칼륨 섭취가 안 좋을 수 있으니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이외에도 남성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라이코펜 함유량이 높은 토마토, 라이신과 여러 무기질, 필수 아미노산 함유가 높은 새우나 키토산 함유가 많은 새우 껍질 등도 효과적이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낙지나 굴도 대표적인 스태미나 음식이므로 제철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굴은 카사노바도 즐겨먹었다던 스태미나 음식이다. 굴에는 아연과 셀레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발기에 관여하는 산화질소의 주성분인 아르기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피로회복과 스태미나 상승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좋은 영양소를 가진 음식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건강상태와 질병 여부에 따라 선별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다양하고 균형 있게 음식을 섭취하는 일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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