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없어 1억 넘는 대회 비용 자비로 내야 할 처지
WBA 규정, 4월까지 방어전 못하면 타이틀 반납
(경기남부=뉴스1) 김평석 기자 = 탈북 권투선수로 현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슈퍼페더급(-59㎏) 챔피언이자 국내 유일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인 최현미가 타이틀을 반납해야할 위기에 처했다.
스폰서가 없어 대회 개최 비용 1억2000만원~1억5000만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회 비용에는 본인과 도전자 뿐 아니라 메인 타이틀 전에 앞서 진행되는 오픈 게임 참가 선수 대전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모두 38라운드를 치르도록 한 대회 규정 때문이다.
WBA는 챔피언은 전 대회 이후 6개월 이내에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다만 부상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3개월의 유예 기간을 주고 있다.
최현미는 지난해 7월 17일 대구에서 열린 6차 방어전에서 국제복싱연맹(IBF) 여자 슈퍼라이트급(-63.5㎏) 챔피언 경력자 마리사 가브리엘라 누녜스(아르헨티나)를 제압하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WBA 규정대로라면 최현미는 오는 4월 안에 방어전을 치르지 않으면 타이틀을 반납해야 된다.
WBA도 지난 6일 ‘도전자를 정해 방어전을 치르라’고 이메일을 통해 요청했다.
그는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기업과도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최현미 선수는 “11년간 지켜온 타이틀인데 스폰서 하나 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했다.
또 “꿈을 쫓아 한국에 왔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체력이 되는 한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는 속마음도 표했다.
최 선수의 아버지 영춘씨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현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탈북 선수라는 점이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1990년 평양에서 태어나 2001년 권투에 입문한 그는 2004년 탈북했다.
2007년 전국여자아마복싱대회 60kg급에서 우승하는 등 아마추어에서 두각을 보였으나 2008년 하계 올림픽에서 여자 권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자 프로로 전향했다.
2008년 WBA 여자 페더급 타이틀을 획득하고 7차 방어에 성공했다.
이후 2013년 슈퍼페더로 체급을 올려 챔피언에 도전해 챔피언 벨트를 획득했고 6차 방어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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