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위해 16년 전부터 금연, "혈소판 헌혈 동참해줬으면"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저와 같이 헌혈에 익숙한 사람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SK울산콤플렉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SK에너지 계기 2유닛의 황경식 선임대리가 지난 1월 헌혈 400회를 달성했다.
1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황 대리는 26년째 꾸준히 헌혈을 이어오면서 대한적십자사 총재 표창(2010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2015), 대한적십자사 최고명예대장(2015) 등을 수상했다. 황경철 대리는 현재까지 전혈 헌혈 3회, 혈장 헌혈 276회, 혈소판 헌혈 37회, 혈소판·혈장 헌혈 84회에 참여했다.
황 대리는 26년 헌혈 인생 중 가장 보람찬 순간을 지난 2010년 한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골수)를 기증한 때로 꼽는다. 조혈모세포란 백혈병과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암 환자의 완치에 필요한 조직이다. 타인 간에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2만명 중 1명에 불과하다.
황 대리는 "골수 기증은 주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하늘이 내린 기회"라며 "가족과 아닌 사람과 맞는 것이 힘들어 그런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쁜 마음으로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황 대리는 헌혈 방법도 '혈소판 헌혈'만 하는 것으로 바꿨다. 헌혈에는 전혈 헌혈, 혈장 헌혈, 혈소판 헌혈로 3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혈소판 헌혈이 가장 체력 소모가 심하고 헌혈하는 데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그는 "혈소판 헌혈은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쓰이는 혈액을 추출하는 것이라 무척 중요함에도 불구, 하는 사람이 적어 늘 부족한 상황"이라며 "저와 같이 헌혈에 익숙한 사람이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황 대리는 헌혈을 본격 시작하게 된 계기로 '형의 사고'를 꼽는다. 그의 형은 26년 전, 회사에서 당직근무를 하다 감전으로 두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큰 사고를 당해 사경까지 헤맸다. 이때 주변 지인들과 헌혈자들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로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건강한 혈액을 기증하기 위해 황 대리는 16년 전부터 담배를 끊고, 꾸준한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헌혈자가 줄어들고, 감기 환자 등의 증가로 혈액수급에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며 "이런 때 일수록 더 많은 분들이 헌혈에 동참해 아름답고 따뜻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