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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전쟁 일시 봉합…기술패권 경쟁은 장기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5 14:56

수정 2019.02.25 14:5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주지사협회(NGA) 연회에 참석해 미·중 무역협상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면 향후 1∼2주 내로 '매우 큰 뉴스'(very big news)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주지사협회(NGA) 연회에 참석해 미·중 무역협상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면 향후 1∼2주 내로 '매우 큰 뉴스'(very big news)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베이징 서울=조창원 특파원 송경재 기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양국 정상간 최종 담판을 통해 결말이 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무역전쟁 휴전 연장을 선언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준비키로 하면서 양국간 관세전쟁은 일단 봉합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국의 합의안 파기에 대한 이행 장치 마련을 놓고 양국간 이견차가 여전히 큰 데다 중국의 기술패권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원초적 의지가 강해 양국 무역협상이 봉합되더라도 그 여진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제·정치 부담 커 일단 숨고르기
미중간 관세전쟁이 양국의 경제와 정치에 미친 여파가 일시 봉합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양국은 상대국에 대해 고율의 관세부과로 타격을 가한 결과 자국 경제가 위축되는 부메랑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타격이 훨씬 컸다.
두자릿수의 고성장시대를 접고 연간 경제성장률이 6%대로 주저앉은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추가 타격에 봉착하면서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관세전쟁 초반에 미국의 보복에 대해 동등한 규모로 맞대응하겠다던 중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입장을 낮춰 양보안을 내놓으며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을 일방적으로 압박해온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가 자국의 수출입 기업에게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로 미국 경제 역시 기존의 호황 궤도에서 벗어나 경착륙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켜졌다. 양국 모두 주가 급락 등 민감한 경제지표의 악화로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정치적 안정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3차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양국은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 대우, 보조금,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문제에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존의 무역협상 시일을 이틀 더 연기하면서 협상에 몰입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구조적 문제에 대해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관세 무력화·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위안화 가치 조작, 국유기업 보조금·외국기업 인허가 차별과 같은 비관세 장벽, 사이버 기술 절도 등 불공정 관행에 대한 중국의 통상·산업 정책에 대한 구조적 변화를 두고 상당부분 의견수렴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패권 경쟁 장기화 불가피
앞으로 관전포인트는 양국 정상회담을 통한 최종합의에 앞서 이뤄질 추가 협상이다. 양국이 추가협상에서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향후 중국의 합의안 불이행시 제재할 수단을 놓고 충돌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약속한 각종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이행 담보 장치를 합의사항에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중국의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한 뒤 합의 위반 시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이행 장치의 일환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합의를 어길 경우 즉각 고율 관세를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과 같은 이행강제 장치를 넣겠다는 것이다.

양국이 무역헙상 결과물을 양해각서(MOU) 형식으로 정리키로 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장기적인 효력을 갖는 협정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최종 합의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은 이같은 미국의 요구안이 자국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라는 다소 탄력적인 수준의 방안으로 맞서고 있다.

양국 정상간 최종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이는 일시적 봉합일 뿐이며 미래 기술패권을 향한 주도권 경쟁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국가비전인 '중국몽' 실현을 위해 첨단기술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도 2025'를 중단하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이 글로벌 동맹국과 연대를 강화해 중국의 패권국 부상을 저지하려는 분위기가 미국 의회내에 초당적으로 공유되고 있어 양국 기술 패권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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