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등 개화기 시대를 다룬 드라마 방영 이후 인기
-사진 찍기 좋아하는 젊은 세대 기호와 맞아떨어져 입소문
-젠트리피케이션 논란과 함께 고유의 색깔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
-사진 찍기 좋아하는 젊은 세대 기호와 맞아떨어져 입소문
-젠트리피케이션 논란과 함께 고유의 색깔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
복고 감성을 내세운 ‘뉴트로(New+Retro)’ 열풍이 계속되면서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옛 한옥 건물이 들어선 골목 사이에는 벨벳 드레스와 챙이 넓은 모자, 오버사이즈 정장 등 이른바 ‘개화기 룩’을 입은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190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의상을 차려 입고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져 있는 익선동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 “겪어보지 못한 시대를 경험하는 기분, 신선해서 좋아요”
생일을 맞아 친구들과 익선동을 찾았다는 A씨(19)는 ’개화기 의상’ 체험이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과거 한복 체험도 추억으로 남아 이번에 개화기 의상도 입어봤다”며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를 체험하는 것 같아 좋았다”는 전했다.
이어 “이곳 익선동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 “가격 싸지 않지만, 사진이 남으니까요”
SNS상의 활동이 사회 생활 일부가 되면서 예쁜 사진이 중요시되는 문화가 ‘개화기 룩’의 유행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화기 의상’ 대여 비용은 최소 3만원(3시간 기준) 수준. 의상에 어울리는 각종 소품을 추가하거나 전문가가 찍어 주는 사진 옵션 등을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올라가 저렴하다고 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이날 ‘개화기 룩’을 입은 방문객들은 옷을 대여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고 의상 대여 가게를 찾았다는 한 20대 커플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드라마의 인기로 시작된 ‘개화기 룩’…유행으로 그치지는 않을까?
익선동에 위치한 개화기 의상 대여점 ‘종로부띠끄’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 개화기 당시를 그린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의상 대여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여점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B씨는 드라마 상영 이후 ‘인플루언서(SNS 유명인)’ 위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이제는 대중적인 체험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화기 의상 체험이 한복을 입는 것처럼 하나의 문화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봄철에도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500벌의 의상을 갖추고 있지만, 추가로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복 체험이 겪었던 문제와 비슷하게 실제 고증과 다르다는 비판도 있는 것 같다. 가게에도 현대적인 것이라 볼 수 있는 소품들이 있다”며 현재 겪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그것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체험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익선동 한옥마을은 몇 해 전까지는 서울 한복판의 대표적인 ‘노후지역’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익선동의 ‘낡음’은 새로운 개성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익선동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골목이다.
동네의 색깔을 지켜 ‘개화기 의상’ 체험 등이 잠깐의 유행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익선동 #뉴트로 #개화기의상 #인생사진
김홍범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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