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변명이나 과장된 칭찬으로도 사실 바꿀 수 없어”
트럼프 “당시 상황 몰랐다는 김정은 믿는다” 발언에 美 충격
트럼프 “당시 상황 몰랐다는 김정은 믿는다” 발언에 美 충격
지난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된 후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했다.
웜비어 사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해명을 그대로 믿었다는 발언에 미국 사회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이들 웜비어의 부모 또한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에 나섰다.
이날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와 신디 웜비어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 과정을 존중해왔으나 이제는 말해야 겠다"면서 "김정은과 그의 사악한 정권이 우리 아들 오토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김 위원장과 그의 사악한 정권은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함과 비인간성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어떤 변명이나 과장된 칭찬도 그것을 바꿀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웜비어) 사건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믿겠다"고 언급해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 위원장은 그 사건에 대해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면서 “나는 김 위원장이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뒀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수용소는 매우 열악한 곳이다. 그러나 나는 정말로 김 위원장이 그 상황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치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민주당을 비롯한 공화당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주 공화당 의원 롭 포트만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오토 웜비어를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웜비어에게 한 짓을 두고도 빠져나가도록 내버려둬선 안된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깡패들(thugs)'을 믿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의 밴 홀런 상원의원은 "김정은에게 미국민을 고문하고 살해할 수 있는 '자유권'(free pass)을 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평양 방문 도중 호텔에서 선전 현수막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의 중노동(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억류 17개월 만에 풀려나 2017년 6월 미국으로 돌아왔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 엿새 만에 숨졌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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