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첫 야시장 2018년 3월 개장 “골라 먹는 32가지의 맛”
흑돼지 핫도그·전복 돈가스…제주산 식재료로 만든 음식 가득
흑돼지 핫도그·전복 돈가스…제주산 식재료로 만든 음식 가득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시 일도1동에 있는 동문시장은 제주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재래 상설시장이다. 1945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하루 방문객이 2만명이 넘는 도내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이곳에는 동문재래시장(2만2727㎡, 점포 364개소)과 동문공설시장(2728㎡, 점포수 68개소), 동문수산시장(4713㎡, 점포수 107개소), 동문시장㈜(2314㎡, 점포수 81개소)가 들어서 있다. 동문시장만의 푸짐하면서도 독특한 먹거리는 입맛을 돋우고 발길을 잡는다.
■ 추억의 음식·푸짐한 인심 “삼촌 하영 줍써양”
빙떡과 오메기떡은 물론 족발(아강발)에 순대국밥·고기국수, 그리고 떡볶기·김밥·전을 한 그릇에 담아내는 제주시 분식인 '모닥치기'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다. 수산시장에선 제주바다에서 갓 잡은 생선을 만날 수 있다. 당일바리(당일에 잡은 생선)다. 생선회 가격도 저렴한 편. 포장 판매되고 있는 생선회는 큰 접시에 1만원이면 살 수 있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 맛본 추억의 음식과 전통시장의 푸짐한 인심이 이곳의 자랑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가격을 깎아달라 흥정하기보다는 덤을 달라고 하는 것도 좋겠다. 이왕이면 제주어로 말해보자. "삼춘, 하영 줍써양(삼촌, 많이 주세요)”.
■ 풍부한 볼거리·신선 농수산물…향토성은 ‘덤’
제주대 김형길 교수(경영학과)와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공동 작성한 연구보고서 ‘제주지역 전통시장 현황점검 및 활성화 방안’을 보면 제주를 찾는 관광객 71.8%가 동문시장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관광객 필수 코스가 됐다. 제주의 향토성을 느낄 수 있고 풍부한 볼거리, 신선한 농수산물, 저렴한 가격 등이 매력이다. 올레 17코스에 포함돼 있는 데다, ‘하’ ‘허’ ‘호’ 번호판을 단 렌터카로 주차장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2018년 3월에는 동문재래시장 8번 게이트 쪽에 야시장도 개설됐다. 10억원(국비 6억원·지방비 4억원)이 투입된 제주에서 처음 조성된 야시장이다. 제주 대표 야간관광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다.
제주도에 와서 맛집 찾느라고 지쳤다면 발품 팔지 말고 동문시장으로 가보라. 골라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32가지의 맛이 이곳에 있다. 가족과 함께 대전에서 왔다는 김모씨(41)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며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면서 흑돼지, 문어, 전복 등 제주산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32개 음식 판매대가 운영된다. 제주 식재료로 만든 든든한 한 끼 식사부터 제주 흑돼지로 맛볼 수 있는 먹거리가 모두 모여 있다. 흑돼지로 만든 고로케바와 흑돼지구이와 치즈를 섞어 만든 수제바, 흑돼지에 갖은 야채를 넣은 뒤 말아서 먹는 흑돼지 오겹말이, 흑돼지 함박떡갈비, 전복이 들어간 돈까스에 치즈를 얹어 담백한 맛이 좋은 ‘마리 돈까스’도 있다.
또 전복을 계란에 만 ‘전복김밥’, 버터로 볶은 전복밥과 매콤한 돼지목살이 나오는 ‘돈복이는 밥을 먹어야 제대로 포만감을 누리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다. 살짝 볶은 숙주와 고소하고 부드러운 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는 안심 스테이크도 식사와 견주어 손색이 없다.
무삥, 치빗코야키, 피시 앤 칩스, 멘보샤와 같은 태국·일본·영국·중국 맛집도 있다. 피시 앤 칩스는 흰살 생선 튀김에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 영국 대표 음식이다. 식빵 사이에 딱새우와 흑돼지를 넣은 중국식 샌드위치 멘보샤도 인기 먹거리다.
닭강정·새우강정, 각종 해산물 튀김, 흑돼지 오겹말이, 제주당근 핫도그, 레몬갈릭 버터 쉬림프·칠리 쉬림프, 치즈퐁듀, 땅콩아이스크림, 페스츄리 하르방빵 등의 주전부리도 줄서기는 기본이다.
현재 음식 판매대를 운영하는 32개 팀은 4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됐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운영자 대부분은 20~30대로 구성돼 있다.
■ 하루 평균 9500명 방문…평균 매출 전국 1위
행정안전부가 2018년 8월30일부터 12월27일까지 전국 11개 야시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야시장 성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동문시장 야시장은 2018년 3월 개장한 이래 하루 평균 192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평균 9500명이 야시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매대 1곳당 평균 매출이 60만원(주말 8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문 야시장은 연중 매일 운영된다. 운영시간은 하절기(5월~10월)가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동절기(11월~4월)가 오후 7시부터 밤 12시까지다. 주변에는 탑동 해변과 산지천, 김만덕 기념관과 객주터, 칠성로 상점가, 중앙로 지하상가 등이 5~10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어 도심 야간관광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김원남 제주시 농수축산경제국장은 “전통시장은 서민들의 생업 터전이자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긴 삶의 공간이며 문화광장”이라며 “동문 야시장이 저녁 시간대 즐길 거리가 부족한 제주도에서 대표 야간관광 콘텐츠로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주차장 추가 확보와 위생·청결지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 제주 수목원 테마파크 ‘숲속 야시장’도 인기
한편 동문 야시장이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제주시 연동 한라수목원 입구 제주수목원 테마파크(대표 감광호)에도 지난해 6월 야시장이 생겼다. 중국 양꼬치, 베트남 월남쌈 등 다문화 가정의 글로벌 음식뿐만 아니라, 제주 먹거리로 빠질 수 없는 흑돼지 요리와 해산물 꼬치류, 수박주스, 큐브스테이크 등 다양한 메뉴의 푸드 트럭이 입맛을 돋운다.
현재 16대(다문화 가정 2대, 청년창업 9대, 일반 5대)의 푸드트럭이 운영되고 있다. 푸드트럭존 말고도 플리마켓(flea market·벼룩시장), 버스킹, 체험존 등도 매일 펼쳐진다.
먹거리에 볼거리·살거리·즐길거리가 더해지면서 관광객뿐만 아니라, 연인, 가족나들이 명소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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