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원으로 해결하는 '나의 실수'
'만능'아니지만, 다방면 유용한 일상생활배상책임 보험특약
'만능'아니지만, 다방면 유용한 일상생활배상책임 보험특약
#최준호(가명·33세)씨는 지하철 2호선 당산역 부근에서 약속이 있었다. 이날따라 약속 시간이 늦었던 최씨는 계단을 따라 뛰어 내려가다 그만 박민수(가명·35세)씨를 밀치면서 굴러떨어지게 만들었다.
이 사고로 박씨는 어깨골절로 인한 전치 6주 진단을 받게 됐으며 들고 있었던 휴대폰은 파손이 됐다. 최씨는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박씨를 데리고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가 입원을 시켰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박씨의 가족들에게 사과를 했다.
사고 수습이 일단락 되자 다음 수순은 배상이었다. 양측 모두 이런 일을 겪은 건 처음이라 고민이 컸다. 최씨 측는 병원비와 휴대폰은 그 금액대로 배상하면 되겠지만, 그 외에 합의를 위한 위로금을 얼마나 줘야 할지 내심 막막했다. 박씨 측 또한 사고로 인해 가게 문을 열 수 없으니 휴업손해를 받아야 하고, 장기적으로 후유증을 걱정 안 할 수 없으므로 현재 치료비 몇 푼으로 끝내면 나중에 큰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살다 보면 자신이 사고를 칠 때도 있고, 당할 때도 있다. 특히 남에게 인적·물적 손해를 미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도덕적으로 사과를 한 다음 그에 따른 배상을 마땅히 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과 개인 사이에 일어난 사고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아무리 내가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원만히 해결하려고 생각한다 쳐도, 상대방과의 ‘동상이몽’이 탈로 난다면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는 감정적 싸움만 커질 뿐이다.
■ 감정의 늪에 빠지기 쉬운 개인과 개인 간 사고
위 사례에 대해, 최성욱 보험보상 전문가는 “위 사례는 누구나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럴 때 보험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보험의 역할은 ‘중재’와 '책임 배상'을 들 수 있다. 보험사의 중재 역할이란 부동산의 공인중개사에 빗댈 수 있다. 우리는 집을 내놓는 사람과 집을 찾는 사람 모두는 공인중개인을 찾는다. 그 가운데 공인중개인은 수수료를 받고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 계약을 성사시킨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 속 문제에서도 보험사는 전문인의 사고조사를 통해 손해액을 산정하고 양측의 의견을 조율해 금전적 배상책임까지 대신 진행해준다.
최 전문가는 이 사건의 가해자인 최씨가 들어둔 장기보험 중 ‘일상생활배상책임 담보’를 활용해 보험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상생활배상책임 보험은 피보험자가 뜻하지 않게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보험회사가 피보험자를 대신해 피해자에게 손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을 뜻한다.
특히 이 보험은 보상 범위가 넓어 주로 손해보험 특약 형태로 구성 및 판매하고 있으며, 회사의 상품에 따라 범위가 조금씩 다르다.
최 전문가는 “이번 사건은 최씨의 100% 과실로 인해 피해자에게 모든 배상 책임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면서 “박씨는 인적 손해에서 치료비와 휴업손해, 위자료를 합쳐 총 750만원을, 또 물적 손해에서 핸드폰 수리비 55만원을 가해자 측 보험회사로부터 배상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가해자 최씨는 평상시 들어둔 보험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볼 수 있으며, 인적·물적 손해비용이 들지 않았다”라며 “다만 물적 손해보상 청구에서 피보험자 본인 부담금 20만원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씨가 들어둔 장기보험에서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의 월 보험비는 약 1000원 안팎이었다.
■ 일상생활배상책임 보험, 어디까지 보상되나
우리가 보통 가입하는 보험상품은 질병으로 인한 보상상품이 많다. 일상생활배상책임 보험은 주로 미성년 자녀에게 유용할 수 있다.
만약 초등학교 자녀가 축구를 하다 지나가던 다른 아이를 공으로 맞혀 안경을 깨트렸다면 보험을 통해 배상해줄 수 있다. 이 밖에 자신의 집에서 누수가 발생해 아랫집에서 피해를 입었다거나, 기르던 개가 타인을 물어 상해를 입힌 경우나, 병원 구급차를 타고 갈 때도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만능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운전 중 발생하는 교통사고, 남의 물건을 빌려서 사용하다가 그 물건을 파손시켰다거나, 천재지변으로 생긴 손해로 인한 배상책임 등은 예외다.
손해액에 대해서는 보상한도가 정해져 있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시 사고 한 건당 1억원 한도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며, 자기부담금(대인ㆍ대물 2만원 방식과 대물만 20만원 공제 방식 2가지로 나뉨)에 따라 실제 발생한 손해액에서 가입 시 설정한 자기부담금만큼을 차감한 후 배상금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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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a@fnnews.com 정용부 양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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