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이들이 오니, 봄이 더 좋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1 17:15

수정 2019.03.11 17:15

클래식계 들썩이는 피아노 거장들의 무대, 12일부터 시작됩니다
쇼팽과 돌아온 백건우
16년만에 독주회 여는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베토벤의 환생이라 불리는루돌프 부흐빈더
임동혁과 만나는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
거침없는 속주 유자왕까지
이들이 오니, 봄이 더 좋다

이들이 오니, 봄이 더 좋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봄날의 화사함을 되찾아줄까. 한국을 대표하는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72)를 필두로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78),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63) 등 6070대 대가들이 줄 내한한다. 2030대 클래식계 아이돌들의 협연소식도 반갑다. LA필하모닉 창단 100주년 기념 투어에 동행하는 유자왕(32)과 아르헤리치와 협연하는 임동혁(35), 그리고 조성진(25)이 그 주인공이다.

■'백건우&쇼팽'12일부터 전국 투어

2017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독주회를 가졌던 백건우는 올해 '피아노의 시인' 쇼팽과 함께 돌아온다. 쇼팽 녹턴 전집 음반 발매를 기념해 12일 마포아트센터를 비롯해 4월까지 11개 도시 투어에 나선다. 작은 살롱에서 친구들 앞에서 연주하며 대화하기를 즐겼던 쇼팽처럼, 백건우도 이번에 "피아노가 지닌 고유의 소리와 울림에 집중"해 청중들과 섬세하게 교감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 백건우는 쇼팽의 녹턴을 중심으로 즉흥곡, 환상 폴로네이즈, 왈츠, 발라드 등을 연주한다. "내겐 쇼팽의 정수처럼 느껴지는 녹턴은 힘을 안줘도 빛을 발하는 소리다.
쇼팽의 녹턴하면 단지 예쁜 곡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드라마가 있다." 그는 서울뿐만 아니라 지역 사람도 "문화를 누릴 권리가 있고 좋은 음악을 전달하는 게 예술가의 책임"이라고 믿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지방공연을 고집해왔다. 4월 2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러시아 국립 스베틀라노프 심포니와 차이콥스키를 연주한다.

■16년만에···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독주회는 2003년 이후 무려 16년 만에 열린다. 첫 내한 공연과 지난해 10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주최한 마스트미디어가 오랜 시간 공들인 결과 마침내 두번째 독주회를 열게 된 것이다. 쇼팽의 고국 폴란드 출신인 그는 19세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금세기 최고의 쇼팽 발라드 연주가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 대표 레퍼토리인 쇼팽의 스케르초 4개와 브람스 소나타 1·2번을 연주한다. 연주의 완성도를 위해 주문 제작한 전용 피아노로 연주하는데, 작년과 달리 올해는 독주회라 운반 여부가 조율 중이다. 공연장 소음에 대한 지메르만의 까다로운 눈높이는 다 맞춰주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할 때 내부 카메라 및 음향을 다 제거하고, 로비송출 영상도 불허했다. 20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22~2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6일 인천 아트센터인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부흐빈더

오스트리아 출신인 루돌프 부흐빈더(73)는 베토벤의 환생이라 불리는 대표적인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다. 무려 50회 이상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사이클(연주)을 가졌고,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도 세 차례나 발매했다. 이번 '루돌프 부흐빈더 & 베토벤'은 2013년 이후 6년 만의 내한 독주회로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앞두고 있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는 이번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23번 '열정' 등을 연주한다. 주최측은 "때로는 꿈결 같은 선율로, 때로는 장엄한 비극으로, 때로는 몰아치는 감성으로 오리지널 베토벤을 들려줄 것"이라고 전했다. 5월 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8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0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여제'마르타 아르헤리치&임동혁

실력은 나이순이 아니다. 하지만 24세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래 지금까지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타 아르헤리치(78)는 늘 '최고'였다. 영국의 가디언은 '나이는 그녀의 손가락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녀의 연주는 여전히 눈부시고, 무서울 정도로 정교하다'고 평한다. 2010년 정명훈&서울시향과의 협연 이후 9년만의 내한이라 더 반갑다. 이번 공연은 아르헤리치의 분신인 올해 21년 된 '아르헤리치 벳부 뮤직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아르헤리치가 열렬히 후원해온 임동혁(35)과 함께 꾸미는 무대로, 둘은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을 연주한다. 5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클래식계 아이돌, 유자왕-조성진

중국 출신 스타 연주자 유자왕(32)은 구스타보 두다멜이 이끄는 LA필하모닉의 협연자로 한국을 찾는다. 거침없는 속주와 파워풀한 타건이 경이로운 그는 실력만큼이나 파격적 옷차림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존 애덤스가 유자 왕을 염두에 두고 작곡한 신곡('Must the devil have all good tunes?')을 연주한다. 16일 예술의 전당. 한국인 첫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25)의 신드롬은 올해도 계속된다.
조성진은 6월 24일·25일 이반 피셔가 이끄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11월 10일에는 미국 빅5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각각 협연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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