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가장 좋은 배움은 거리 위에 있다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3 15:58

수정 2019.03.13 15:58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일주를 한 투자의 귀재이자 괴짜
짐 로저스가 책상 밖에서 얻은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위기를 마주한 한국과 아시아에 던진 메시지
짐 로저스의 스트리트 스마트
짐 로저스/ 이레미디어
짐 로저스의 스트리트 스마트 짐 로저스/ 이레미디어
짐 로저스의 스트리트 스마트 짐 로저스/ 이레미디어

최근 들어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투자자가 한 명 있다. 수년 전부터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발언해온 월스트리트 투자의 전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비랜드 인터레스트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금이라도 짐 로저스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과거 기록적인 투자 성과만으로 그를 평가하지 않는다. 조지 소로스와 공동 창립한 퀀텀펀드의 경이적인 4200% 수익률이 그를 대표하는 문구지만 실제로 그를 제대로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짐 로저스가 이 책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투자를 배울 때는 책으로만 지식을 얻으려 하지 말고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 거리에서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어떻게 투자를 배워야 하는지 또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짐 로저스로부터 찾게 된다. 그의 투자 철학과 지혜를 배움과 동시에 세상과 인생을 보는 관점까지 엿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자 매력이다.

짐 로저스는 이 책에서 놀라운 예견을 쏟아냈고 그의 말은 현재를 그대로 관통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어져 시장이 붕괴하기 전 모든 주식을 현금화했고 투자은행, 씨티은행, 주택건설업체, 패니머니를 모두 공매도해 큰 이득을 얻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정부와 정치인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보호무역주의와 무역전쟁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예측한 것은 놀라울 정도다. 이는 현재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로 현실에 그대로 드러난다. 여기에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짐 로저스의 평가와 전망은 마치 예언가의 말을 옮겨 놓은 듯 정확하다.

짐 로저스는 항상 역사의 흐름과 세계 현장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투자를 해왔다. 이를 통해 세계의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투자 성공을 위해 BMW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해 약 16만km을 주파해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두 번째 세계 일주는 주문제작 벤츠 4륜구동차로 116개국을 돌았다. '내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당신이 아는 바를 따르라', '가서 보고 본대로 행하라' 등의 문구에선 그가 가진 투자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강세장에서 자신이 똑똑하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통렬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이 책에서 짐 로저스가 평생 거리와 시장에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이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한국과 아시아를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펼친다. 짐 로저스는 특별 인터뷰에서 한반도는 향후 10년에서 2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국가가 될 것이라며 마치 한국 독자에게 다가올 미래를 예견하듯 첫 마디를 던졌다. 이는 세계 경제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지만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한반도의 남북 정세가 새로운 성장 동력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한편 세계 속의 아시아가 가진 문제들도 빼놓지 않고 지적했다. 짐 로저스는 이번 특별 인터뷰를 통해 투자를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에 관한 메시지도 남겼다.
'가장 좋은 배움은 거리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다'라는 말로 그의 투자 철학을 독자에게 전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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