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대 다시 거리로, 샹젤리제 거리 불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7 16:36

수정 2019.03.17 16:36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16일(현지시간) 행인들이 '노란 조끼' 시위로 불탄 오토바이를 바라보고 있다.타스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16일(현지시간) 행인들이 '노란 조끼' 시위로 불탄 오토바이를 바라보고 있다.타스연합뉴스


지난해 12월 폭력 시위와 정부의 항복 이후 기세가 누그러들었던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대가 다시금 대규모 시위를 벌여 파리 중심가를 약탈했다. 프랑스 정부는 전문 시위꾼들이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며 관계자들을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이체벨레(DW) 등 외신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18차 노란 조끼 집회에는 약 1만명이 참가했으며 일부 시위대가 주변 고급 상점과 식당들을 습격했다. 고급 의류브랜드 '휴고 보스'와 '라코스테' 매장, 은행 지점이 약탈과 방화로 파괴됐고, 샹젤리제 거리에 주차된 차량과 신문 가판대도 시위대의 방화로 곳곳에서 불길에 휩싸였다. 시위대는 거리 곳곳에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으며 물대포와 고무탄환도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이정도로 격렬한 시위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에 의하면 42명의 시위대가 다치고 경찰관과 소방관이 각각 17명, 1명씩 부상을 입었다. 체포된 시위대는 240명에 달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서 "다른 프랑스 시민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오늘 크나큰 분노를 느낀다"면서 "오늘 일은 시위대가 아닌 약탈자와 범죄자들의 행동이었다. 어떤 대의로도 이런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도 "평화적인 시위대에 끼어든 전문 시위꾼들의 소행"이라면서 "용인할 수 없는 행위들에는 매우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그저 때려부수기 위해 시위에 나온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과잉폭력적'시위꾼 약 1500명이 시위대에 숨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유류세 인상 정책에 반대해 거리로 나왔던 노란조끼 시위대는 지난해 12월 3~4차 시위에서 반세기 만에 가장 격렬한 양상을 보이며 마크롱 정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같은달 마크롱 대통령은 유류세 인상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는 계속됐다.
그는 지난 1월 노란 조끼 연속집회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민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듣겠다면서 '국가 대토론'을 전국에서 개최했다. 전국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주최한 1만건이 넘는 토론회가 조직됐고 15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1만6000권 분량의 요구사항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노란 조끼 집회에서는 정부 주도의 국가 대토론을 '국정 실패를 가리기 위한 술수'라고 비난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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