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이민자는 침략자" 계획적 범행.. 전세계 인종·종교 갈등 번지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7 17:37

수정 2019.03.17 17:37

뉴질랜드 총기테러 사건 여파
지난 15일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사망자가 5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사건의 여파가 국제적인 인종 및 종교 갈등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범인을 옹호하는 발언과 복수를 다짐하는 경고가 함께 나오면서 추가적인 모방 혹은 보복 범죄 위험이 커지는 모양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부시 뉴질랜드 경찰국장은 17일 발표에서 이틀 전 사건의 사망자를 추가로 발견했다며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2건의 연속 총격으로 모두 50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50명 가운데 36명은 입원중이며 이중 2명은 생명이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인 브렌턴 태런트는 사건 당일 시내 중심부의 마스지드 알 누르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들어가 총을 쏘기 시작했다.
신고가 처음 접수된 시간은 오후 1시 42분이었다. 알 누르 모스크에서 42명을 죽인 태런트는 차로 시 외곽의 린우드 마스지드 모스크까지 이동해 건물 밖에서 총을 쏴 8명을 살해했으며 경찰과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다 최초 신고 후 36분만에 체포됐다. 태런트는 범행 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74쪽짜리 성명문을 올렸고 이후 자신의 살인 과정을 페이스북에 생중계 했다. 뉴질랜드 총리실은 그가 저신다 아던 총리의 공식 e메일로도 성명문을 보냈다며 범행 직전에 보낸 것이라 사건을 막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에서 인명피해 규모만큼이나 충격적이었던 것은 범행 동기였다. 그는 성명에서 이민자들, 특히 이슬람 신자(무슬림)를 침략자로 규정하고 이들이 백인들의 땅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런트는 자신의 범행이 테러가 아닌 점령군에 대한 게릴라 활동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호주 체육관에서 개인 트레이너로 일했던 그는 아버지를 여읜 다음해인 2011년부터 북한을 포함한 해외 각지를 여행했고 이후 돌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무슬림을 노린 계획범죄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16일 아던 총리 등 주요 뉴질랜드 정부 관계자의 트위터 계정에는 이슬람국가(IS)의 깃발과 총이 함께 찍힌 사진과 "복수가 오고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실제 IS가 보복을 준비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같은날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비잔틴제국 시절 성당으로 건설된 뒤 오스만제국 점령기에 모스크로 개조됐던 성소피아 박물관을 다시 모스크로 바꾸자는 시위가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백인 우월주의와 관련 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나는 이게 아주 , 아주 심각한 문제를 가진 소수의 사람이 벌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아직 그것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