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 범행 동기·수법, 피의자·피해자 관계 등 궁금증 증폭
(안양=뉴스1) 조정훈 기자 =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일명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33) 부모 피살 사건의 엽기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피의자들의 엽기적인 살인수법과 범행 동기, 피의자·피해자 관계, 추가 용의자 가담·도주 등 여러 다른 궁금증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의 발표 등을 종합해 보면 일단 이 사건의 피의자는 검거된 김모씨(34)를 포함해 모두 4명이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오후 3시51분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이씨 부모 자택에 들어가 이씨 부모를 살해했다.
이후 이들은 이씨의 아버지(62)는 거실에 있던 냉장고에, 어머니(58)는 작은 방 장롱에 각각 유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의자 김씨를 제외한 공범 3명은 같은 날 오후 10시21분께 이곳을 빠져 나왔다.
이어 다음날인 26일 오전 10시 피의자 김씨는 이삿짐차량을 불러 이씨의 아버지 시신이 든 냉장고를 베란다를 통해 집 밖으로 빼낸 뒤 자신이 미리 계약해 둔 평택의 한 창고로 보냈다. 10여 분 뒤 김씨도 이 집에서 빠져나왔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동기와 관련해 이씨 부친과 자신과의 채무관계 때문이라고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지난 17일 검거된 피의자 김씨는 이씨 아버지에게 투자를 목적으로 2000만원을 빌려줬지만 이를 돌려받지 못해 이씨 부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단순히 2000만원을 되돌려 받기 위해 저질렀다고 하기에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엽기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경찰도 “이씨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 김씨가 과거 증권방송을 통해 주식투자를 했다가 이씨로 부터 손해를 봐 이에 앙심을 품고 이씨 부모를 살해했는지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또 이씨 부모를 살해한 직후 자택 금고에 있던 5억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돈은 이씨의 동생이 차를 팔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각 시점, 차종 등 정확한 돈의 출처가 밝혀지지는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김씨가 이 돈을 노리고 범행했을 가능성과 함께 실제 그렇다면 이 돈의 실체를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경찰은 현재 사라진 돈의 행방을 쫓고 있다.
김씨는 나머지 공범 3명에 대해서도 자신이 인터넷을 통해 고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또한 상식적인 선에서 수긍하기 힘든 부분이다. 일각에서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김씨가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청부살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사건 직후 도주한 피의자들이 단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엽기 범행에 가담했는지, 이씨 부모와 금전 관계가 있었던 건 아닌지, 이씨와 관련이 있는 건지, 사주를 받은 건 아닌지 등 신속한 공범 검거와 함께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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