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인도양에서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사이클론) '이다이'에 따른 사망자가 최소 215명을 넘어서 1000명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다이에 휩쓸린 동아프리카 3개국에서는 인명피해와 함께 농업기반시설이 무너지면서 극심한 기근까지 겹칠 전망이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다이로 인해 모잠비크에서 84명이 숨졌으며 짐바브웨와 말라위에서 각각 80명, 50명 이상 사망했다고 전했다. 필리프 뉴시 모잠비크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사망자 숫자가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 대통령은 모잠비크에서만 10만명 이상이 위험에 처해있으며 침수 지역에서 40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당국 관계자들은 사망자 숫자가 늘고 있지만 정말 1000명을 넘을 지는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다이는 지난 5일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 사이의 해협에 출현해 우선 모잠비크 북쪽에 상륙한 뒤 말라위까지 이르렀다가 다시 바다로 빠져나갔다. 이다이는 11일에 마다카스카르에 가장 접근했으며 갑자기 방향을 바꿔 14일 늦게 또 모잠비크 중남부에 2차 상륙, 짐바브웨까지 서쪽으로 이동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이다이의 이동경로 한 복판에 있었던 모잠비크 항구도시 베이라였다. 적십자는 베이라의 90%가 파괴됐다고 보고했으며 유엔 관계자는 시내 병원이 침수되고 전기가 끊겨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먼저 이다이가 다녀갔던 말라위 은산제에서는 강둑이 터져 1만1000가구가 피난길에 올랐고 가장 최근에 피해를 입은 짐바브웨 치매니마니 일대에서는 1000채 이상의 집이 무너졌다. 사망자 집계는 점차 물이 빠지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지며 현지 당국은 1~2일 내에 추가 집중호우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 1975년에 포르투갈로 부터 독립한 모잠비크에서는 앞서 2000년에도 사이클론 및 홍수로 700명 이상이 숨지기도 했다.
문제는 사이클론 이후에도 문제가 남아있다.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은 베이라 외곽의 농촌 지역이 초토화됐다며 "추수기 직전에 발생한 이번 피해로 인해 지역 내 식량 수급 불안이 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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