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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 일상복 같은 운동복 ‘애슬레저룩’, 폭풍 인기 비결은?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5 09:55

수정 2019.03.25 09:55

패션업계 '스포츠웨어와 일상복' 경계 허물어 적극 공략 
휠라,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담아 소비자 개성 표현 확대
룰루레몬, 빈폴, 뮬라웨어, 뉴발란스, 나이키, 아디다스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2019 스프링 퍼포먼스 컬렉션'. 휠라의 ‘스프링 퍼포먼스 컬렉션’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스포츠의 기능적 면모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2019 스프링 퍼포먼스 컬렉션'. 휠라의 ‘스프링 퍼포먼스 컬렉션’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스포츠의 기능적 면모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본격적인 봄철을 앞두고 벚꽃과 함께 애슬레저룩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겨울내 움츠렸던 몸을 풀기 위해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일상복 같은 운동복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애슬레저룩은 운동경기를 뜻하는 '애슬레틱'과 '레저'를 합친 말 그대로 스포츠웨어와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가벼운 스포츠웨어다. 애슬레저룩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확산 분위기 속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운동,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진화
25일 업계에 따르면 건강을 챙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운동은 자기표현의 한 방법으로 진화했고, 덩달아 애슬레저룩이 급속히 성장중이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2016년 1조 5000억원 규모의 국내 애슬레저 의류 시장이 오는 2020년까지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츠 패션이 전 세계 패션 유행을 선도하는 가운데, 일상과 운동 중에 입을 수 있는 애슬레저룩의 실용성과 높은 활용도에 주목한 이들이 증가하며 애슬레저룩의 인기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애슬레저룩의 대표 아이템 레깅스는 남·여 할 것 없이 사랑받고 있다. 남성들도 건강미와 몸매를 뽐내기 위해 레깅스를 찾는다. 애슬레저룩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그 종류와 형태는 보다 다양해지는 추세다.

‘요가복의 샤넬’이라는 별칭을 지닌, 애슬레저룩 열풍의 원조로 꼽히는 룰루레몬은 최근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복 층에 매장을 냈다. 또한 룰루레몬은 피트니스 문화를 전파하는 데 집중해 매장 내 수업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매장이 위치한 본점 옆 롯데영플라자 옥상에 요가 수업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가복 브랜드 뮬라웨어는 최근 배우 이하늬를 모델로 선정하고 ‘이하늬 레깅스’로 1주일 만에 20만장을 판매하는 성과를 얻었다.

■‘체험형 매장’, 고객과 소통 나선 스포츠 브랜드
앞서 언급한 룰루레몬처럼 ‘체험형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스포츠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다. 뉴발란스도 서울 강남역과 홍대입구역 인근에 샤워시설을 갖춘 매장을 두고 있다. 샤워실과 파우더룸을 마련하고 전문 트레이너를 통해 고객 상담과 운동지도를 병행한다. 아디다스는 러닝 커뮤니티인 ‘아디다스 러너스 서울’을, 나이키는 농구코트와 러닝머신으로 구성된 체험형 매장을 통해 애슬레저 문화를 반영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인천미널점 내 위치한 스포츠 편집숍을 통해 요가복·운동기구 구매, 요가·필라테스 수업을 제공하면서 개장 1달만에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레깅스를 입는 남성들이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최근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AK몰에 따르면 2015~2017년 남성 애슬레저룩 매출은 평균 9.3% 늘었으며, 이 중 남성 레깅스 매출은 25%, 트레이닝복은 30%, 캐주얼 운동화는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역시 2017년에 비해 남성 애슬레저룩 매출이 17.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 빈폴스포츠는 올해 애슬레저룩 상품 생산량을 2배로 늘린다고 발표해 애슬레저룩의 인기를 짐작하게 했다.

현대인들에게 운동의 컨셉트가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 ‘자기표현의 방법’으로 대폭 진화하면서 ‘운동복인 듯 운동복 아닌 일상복 같은’ 스포츠웨어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운동의 컨셉트가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 ‘자기표현의 방법’으로 대폭 진화하면서 ‘운동복인 듯 운동복 아닌 일상복 같은’ 스포츠웨어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휠라, ‘2019 스프링 퍼포먼스 컬렉션’ 출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도 최근 ‘2019 스프링 퍼포먼스 컬렉션’을 출시, 애슬레저 인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휠라의 ‘스프링 퍼포먼스 컬렉션’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스포츠의 기능적 면모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이번 컬렉션은 여성을 위한 ‘걸즈 휠라(GIRLS FILA)’, 남성라인 ‘팀NL(Team NL)’, 테니스에서 영감을 받은 ‘화이트 라인(WHITE LINE)’으로 나뉜다. 이 제품들은 운동 중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으로 멋과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구성돼 애슬레저룩으로 안성맞춤이다.

스포츠 브랜드뿐만 아니라 SPA 브랜드도 애슬레저룩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이마트의 데이즈는 올봄 패션성을 가미한 데이즈 요가복을 비롯, 피트니스 의류 22종을 출시했다.
'에티켓 레깅스' 2종을 비롯해 후드 티셔츠, 맨투맨 티셔츠, 루즈핏 반소매 티셔츠 등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아이템과 남성용 레깅스도 출시 목록에 포함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남녀 모두 입을 수 있는 젠더 뉴트럴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선보였다.


휠라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봄 시즌을 맞아, 기능성과 패션성을 두루 갖춘 스포츠웨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편안한 착용감을 필두로 기능성이 기본이 되면서, 운동 전후에도 스타일리시하게 착용 가능한 스포츠웨어는 심리적으로 운동 효과를 높이는 역할까지 해 더욱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산업·경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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