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가해학생들에게 폭행은 놀이…가혹행위 열거 힘들 정도”
소년법 적용 피고인들, 법정최고형 구형…법원 판단 주목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숨진 학생이 폭행을 견디다 못해) 수차례 옥상 아래로 뛰어내리려 시도했음에도, 다시 붙잡아 와 때렸습니다."
28일 오후 2시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표극창)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상해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A군(14) 등 4명에 대해 소년법 적용 대상의 법정 최고형인 장기 10년, 단기 5년을 구형하며 이같이 전했다.
검찰은 '상해치사'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중학생들에 대해 '폭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하고, 사망에 대한 예견 가능성도 모두 인정된다'면서 의견을 밝혔다.
이어 숨진 중학생이 78분간 무차별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겪은 그날의 지옥같은 순간을 전했다.
검찰은 "가해학생들은 인적이 드물어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15층 옥상으로 피해자를 데리고 올라가 아무 잘못도 없는 피해자를 때리기 시작했다"며 "'30대만 맞아라. 피하면 10대씩 늘어난다'고 말하면서 일일히 나열하기도 힘든 폭행과 가혹행위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번에 담배 3개비를 물리고, 눈물이나 침을 흘리면 추가로 때렸다"며 "가래침을 입 안에 뱉고, 손과 발, 허리띠 등을 이용해 목을 조르는 등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바지를 벗기고 성적 수치심을 주기도 했다"고도 말했다.
숨진 학생은 폭행을 당하면서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다시 붙들려와 더 심한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도 했다.
검찰은 "한 중학생은 인기척을 느끼고 '살려주세요'를 외치며 도움을 청하는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고, 다른 중학생이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모두 달려들어 폭행을 했다"며 "'이렇게 맞을 바에야 죽겠다'고 말하는 피해자에게 '진짜 죽는지 보겠다'면서 멱살을 잡고 난간으로 가 떨어뜨릴 것처럼 행동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중학생은 '진짜 죽을 놈이다'고 말하면서 '난간으로 데리고 가지 마라'고도 했다"며 "사망 가능성을 예견한 점 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폭행이 힘들어 난간에서 뛰어내리려 했음에도 재차 끌려와 맞고, 기절하는 척을 해도 소용이 없는 상황에서 폭행과 가혹행위가 반복되는 것이 공포스러운 나머지 피해자는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를 부인하는 A군 등 2명 측 변호인은 "사고 전에 피해 학생은 SNS상에 '죽고싶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며 "투신은 폭행이 종료된 시점에 발생한 것이어서 폭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는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소년법 적용 대상인 피고인 4명에게 상해치사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0년에 단기 5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어 구형을 하면서 "최고형이 징역 10년에 단기 5년밖에 되지 않아 이 형밖에 구형 할 수 없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도 전했다.
A군 등의 선고공판은 4월 23일 오전 10시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린다.
A군 등은 지난해 11월13일 오후 5시20분께 인천 연수구 청학동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C군(14)을 78분간 폭행해 이를 견디다 못한 C군이 옥상 아래로 뛰어내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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