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1 컨버터 초도품 ITER 건설지 프랑스로 운송 시작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해 국제적으로 공동 수행되고 있는 과학기술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가 개발되어 건설지인 프랑스로 운송을 시작한다.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단장 정기정)은 ITER 장치 건설을 위해 국내에서 제작하는 조달품목 중 하나인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의 VS1 컨버터(VS1 AC/DC Converter) 초도품이 성공적으로 제작되어, ITER 건설지인 프랑스 카다라쉬 지역으로 운송을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총 32대의 ITER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 중 18대의 조달을 담당하며, 각각의 ITER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는 변압기와 컨버터로 구성된다.
ITER한국사업단은 국내기업인 ㈜다원시스(대표 박선순)와 협력하여 TF 컨버터 1대, CS 컨버터 6대, VS1 컨버터 2대, CCU/L 컨버터 6대, CCS 컨버터 3대 등 5종류 컨버터의 개발과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다원시스는 1996년 설립이후 1998년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전원공급장치 개발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ITER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의 컨버터 제작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ITER와 같은 토카막형 핵융합 장치는 초전도자석이 만든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고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만든다.
컨버터는 이러한 자기장을 만드는 ITER 초전도자석 시스템의 각 부분에 수 십 kA 급의 정밀 제어 전류를 공급하여 핵융합 플라즈마를 효과적으로 제어(플라즈마의 발생, 가열, 위치 및 형상 제어)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첫 번째로 운송을 시작한 ‘VS1 컨버터’는 토카막 내 핵융합 플라즈마의 불안정한 수직 위치를 빠른 속도로 안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플라즈마를 제어할 수 있는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전도자석마다 요구하는 전류 용량 및 전압 제어 요건에 맞는 맞춤형 컨버터가 필요하다. 특히 전기 과부하 등의 사고가 발생하여도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가 유지되고 있는 핵융합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컨버터가 곧바로 멈추지 않고 플라즈마를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이번에 개발된 VS1 컨버터는 이러한 다양한 요구 조건들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엄밀한 제작 검사와 함께 ITER가 요구하는 성능과 품질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자체 시험, 단락 시험, 절연 시험, 정격 전류 시험 등 성능을 확인하는 최종 시험(FAT)까지 무사히 통과하여 ITER 국제기구로부터 출하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ITER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ITER한국 사업단의 최정완 박사는 “ITER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기 위해 VS1 초도품 개발과 제작에는 약 5년의 긴 시간이 걸렸지만, 설계와 성능이 성공적으로 검증되었기에 2020년 5월까지 계획된 모든 컨버터의 제작이 순조롭게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30일 부산항을 통해 해상 운송을 시작한 ITER VS1 AC/DC 컨버터는 오는 5월 3일에 프랑스 마르세유의 포스항에 하역하고, 5월 중순 경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지역에 위치한 ITER 건설 현장으로 도착할 예정이다.
ITER 한국사업단 정기정 단장은 “ITER 건설 공정률이 60% 이상을 달성하면서, 7개 회원국으로부터 장치 건설을 위한 조달품의 제작과 운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인류의 미래에너지 개발을 위한 ITER의 건설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국내 조달품의 적기 제작과 납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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