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엔 이번 선거는 2곳(경남 창원·성산, 통영·고성) 초미니 규모로 시즌에 앞선 시범경기로도 불렸다. 하지만 막상 창원·성산에선 피말리는 접전 끝에 정의당과 한국당의 희비가 갈리면서 저마다 계산이 복잡하게 생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영남 공략을 위한 새전략 마련이, 정의당은 1석 확보에도 독자생존을 위한 당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불이 되고 있다. 한국당도 두 곳 모두 승리를 자신했지만 통영·고성 1곳 승리에 그치면서 텃밭 방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 격전지가 차기 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PK(부산·경남)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과 의미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 정의당 창원성산 수성으로 제2의 도약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성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개표 결과 여영국 후보가 득표율 45.75% 기록, 45.21%를 얻은 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초박빙 승부끝에 꺾고 승리했다. 표차이는 504표로 집계됐다. 창원·성산은 당초부터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혔다. 전통적인 보수세력 텃밭 영남권에서도 유일한 진보진영의 교두보로 불렸다는 점에서다. 승부를 가른 것은 역시 범여권 후보 단일화 효과가 꼽힌다.
다만 민중당까지 3당이 아닌 민주당과 정의당만의 미완성의 단일화 끝에 개표 내내 한국당 강기윤 후보와 피말리는 접접을 이어가야 했다.
이군현 전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통영·고성에선 원내 1, 2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의 승부로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에선 한국당의 텃밭 사수로 결론이 났다.
정점식 한국당 후보는 밤 11시35분 기준, 59.33%의 득표율을 거두면서 36.49%의 득표율을 거둔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했다. 개표율은 74.33%다.
민주당은 '힘 있는 여당'을 부각하며 통영·고성의 경제 살리기를 약속했지만,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선 한국당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각당 희비도 불가피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정의당은 창원·성산 지역구 수성에 성공했지만 차기 총선까지 남은 과제 풀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독자 후보를 통한 경쟁력보다는 범여권 단일화에 의지한 끝에 승리를 했다는 점에서다. 다만 정의당은 이번 승리로 의석 1석이 늘면서 모두 6석으로 14석의 민주평화당과 함께 국회 제4교섭단체 재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이는 국회 권력지형도에도 정치적 위상이 크게 강화된다는 점에서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전망이다.
한국당은 통영·고성에선 텃밭 방어에 성공했지만 창원·성산에서 근소한 격차로 희비가 갈린 점에서 차기 총선 전략 재고가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에서 창원 '축구장 유세' 및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고(故) 노회찬 전 의원 모욕 논란 등 막바지 변수 돌출 변수가 많았다는 점에서 당내 책임론도 일부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지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텃밭 영남권이 큰 위기를 맞은 뒤 이번 보궐선거에서 그나마 통영·고성 선거 승리로 체면을 살린 만큼 재도약의 발판은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비록 의석 확보에 실패했지만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이 당초부터 정의당과 한국당의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일단 지도부 책임론이나 정치적 부담은 덜게 됐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최대 격전지로 점쳐지는 PK에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하려전 전략이 차질을 빚은 만큼 새 전략짜기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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