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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레저] 봄, 제주는 말도 해녀도 바람도 아니다 유채꽃이다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4 16:16

수정 2019.04.04 16:17

7일까지는 유채꽃 축제, 27일부턴 '제주에서 봄빛 담아가기' 행사
녹산로 따라, 중문 엉덩물계곡, 머체왓숲길에도 유채꽃 활짝
파란 하늘, 검은 돌담과 만난 노란 꽃들이 눈이 시리도록 빛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에 유채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진승마장에서 서귀포시 표선면으로 이어지는 '녹산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노란 유채꽃밭과 풍차가 어우러진 풍경을 만나게 된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에 유채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진승마장에서 서귀포시 표선면으로 이어지는 '녹산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노란 유채꽃밭과 풍차가 어우러진 풍경을 만나게 된다.

【 제주=조용철 기자】 4월의 제주는 꽃의 정원이다. 형형색색 화려한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향기로운 내음이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한다. 봄이면 제주에는 샛노란 바다가 물결친다.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은 바닷바람을 파도삼아 이리저리 흔들리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추위에 강한 유채는 초봄부터 늦봄까지 노란 얼굴을 보여주면서 잠시 머물다 가는 봄을 길고 진하게 만끽하도록 만든다. 문을 열고 나가면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샛노란 유채꽃은 황금빛 바다를 이룬다. 눈이 시릴 만큼 샛노란 유채꽃과 벚꽃 등이 앞다퉈 모습을 드러내며 아름다운 제주의 봄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유채꽃의 노란 빛깔과 함께 명시성을 가장 도드라지게 만드는 것은 검정색이다. 그래서 노란 유채꽃과 검은 돌담길이 어우러진 이맘때의 제주 풍경은 이방인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제주에는 노란 유채꽃 내음이 못내 그리워 찾아오는 관광객이 점점 늘고 있다. 드넓은 부지에 펼쳐진 유채꽃밭의 향연. 4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제주 유채꽃 축제는 봄꽃들의 향연 속 단연 으뜸이다. 녹산로를 따라 이어진 유채꽃길 드라이브뿐 아니라 제주 곳곳에선 유채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새파란 제주도의 하늘 아래 노랗게 물들이며 봄 소식을 전하는 유채꽃은 제주 곳곳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맘때면 해안가뿐 아니라 제주 어디를 가든 유채꽃이 서로 경쟁하듯 꽃망울을 터트린다. '녹산로'는 조선시대 최고의 목마장이던 녹산장과 갑마장을 관통하는 길이다. 제주시 서진승마장에서 정석항공관을 지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로 이어지는 10㎞의 도로를 말한다. 녹산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힐 만큼 경관이 아름답다. 벚꽃과 유채꽃이 만개하는 매년 봄이면 나들이 온 여행객과 도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갑마장이 위치한 가시리 마을에는 유채꽃 플라자와 조랑말 박물관이 조성돼 있다. 풍력발전을 위한 풍차와 어우러진 가시리 조랑말 체험공원 유채꽃밭 풍경이 일품이다.

엉덩물계곡
엉덩물계곡


중문관광단지 내 중앙에는 엉덩물계곡이 있다. 큰 바위가 많고 지형이 험준해 물을 찾는 짐승들조차 접근은 못하고 엉덩이를 들이밀고 볼일만 보고 돌아갔다고 해서 엉덩물계곡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봄이면 계곡 경사면을 따라 유채꽃이 만발해 장관이다. 입장료를 받는 대부분의 다른 유채꽃 단지와는 달리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평지보다 유채꽃 풍경이 입체적인 특징이 있다. 올레 8코스에 포함돼 있으며 중문달빛걷기공원으로도 불린다. 중문해수욕장 주차장에 주차 후 접근할 수 있다. 유채꽃길을 따라 걷다보면 미라지 연못이 나온다. 좌측으로 올라가면 롯데호텔 산책로와 이어져있다.

한라산 너머 남촌마을에 위치한 머체왓숲길은 목장길, 편백림길, 숲 터널과 꽃길 등 총 6.7㎞에 걸쳐 다양한 테마가 어우러진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진 꽃밭에서는 유채꽃으로 넘쳐난다. 이 꽃밭에선 계절마다 다른 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꽃밭을 지나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목장과 다양한 수종이 있는 숲길이 나온다. 특히 삼나무 숲길에는 40~ 50년 전 마을 주민들이 실제 거주했던 머쳇골의 흔적을 고스란히 복원해 놓은 옛 집터, 그리고 그곳으로 향하는 돌담 올레 등이 있어 옛 제주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 숲길을 완주하면 그동안의 쌓인 피로를 날릴 수 있는 족욕 체험장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머체왓에서는 해먹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피크닉 세트를 빌려서 소풍 기분을 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도두 무지개도로에서 한 여행객이 풍경을 사진에 담고 있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도두 무지개도로에서 한 여행객이 풍경을 사진에 담고 있다.


유채꽃을 감상했다면 제주 해안의 풍경을 감상할 때다. 도두동은 용천수가 솟은 오래물이 있는 장소다. 오래물이란 여름에는 차갑고 겨울에는 따뜻해 마을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해왔다. 이곳 도두동 해안가를 따라 무지개 빛깔로 방호벽이 조성돼 있는 도로가 있다. 이른바 '무지개도로'다. 방호벽의 경우 일반적으로 노란색과 검은색 빗살무늬로 도색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방호벽은 무지개색으로 칠해져 있어 주변 해변과 어우러져 훌륭한 경관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공공시설의 미술작품화는 환경을 개선하고 공공영역을 활성화하기 때문해 도시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도두 무지개도로는 공공 기반시설의 문화시설화의 또다른 모범사례가 됐다.

제주에서 가장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으로 유명한 신창리부터 용수리까지 약 6㎞ 구간에 조성된 풍력발전 풍차들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풍력발전단지 인근 싱계물공원과 해안도로는 광고 속 배경으로도 많이 나오는 명소로 알려지면서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특히 자전거 동호회가 제주 해안도로 하이킹 코스로 선호하는 도로다. 일몰시간이 되면 바다풍차와 어우러진 낙조를 감상하기 위한 관광객들로 성황을 이룬다.

신창풍차해안도로의 해녀동상
신창풍차해안도로의 해녀동상


산방산 서쪽 바위산인 단산, 이른바 '바굼지오름'에서 바라보는 해안 풍경도 일품이다. 바굼지오름은 침식에 의해 분화구 일부만 남아 있으며 형태가 거대한 박쥐가 날개를 편 모습을 연상케 한다. 바굼지오름인 단산 응회구는 제주도의 지질학적 층서구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쇄설성 퇴적층으로 구분된다. 이는 주변 산방산 용암돔과 용머리 응회암층의 형성 연대와 직접 대비되는 것으로서 제주 화산도의 기반 형성과 고지리 복원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 같은 기생화산체의 위치결정과 함께 오름의 노두는 오랜 세월 파식과 풍식에 의해 지금은 골격만 남아 있다. 바굼지오름 정상에 오르면 인근 산방산 및 용머리해안과 함께 드넓은 바다풍경이 펼쳐지면서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에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는 오는 27일부터 5월 12일까지 열리는 봄여행주간 동안 지역특화프로그램 사업으로 '제주에서 봄빛 담아가기'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제주의 봄사진여행을 테마로 가시리 녹산로, 신양리 섭지코지, 국립제주박물관, 오라동 청보리밭, 함덕리 함덕서우봉해변, 고성리 광치기해변, 신창리 풍차해안도로, 가파도 청보리밭 등에서 장소별 운영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사진 전문가와 함께하는 사진명소 여행과 봄 사진명소 내 포토존 운영 및 룰렛이벤트, 캘리프레임 체험, 인증샷 콘테스트 등 제주의 봄으로 떠나는 사진여행 이벤트 행사로 진행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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