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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떼라… ‘반쪽 최고위’ 바른미래당 분당 위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8 17:21

수정 2019.04.08 17:21

하태경·이준석·권은희 ‘보이콧’ 지도부 총사퇴 놓고 내홍 극심
손학규 대표, 사퇴 가능성 일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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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패배로 촉발된 바른미래당 내 계파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분당 위기까지 치닫고 있다.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손학규 대표(사진)의 사퇴를 주장하는 바른정당계 소속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반쪽' 회의체로 전락했다.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제외한 다른 지도부 5명은 모두 불참했다.

국민의당계인 권은희 정책위의장과 김수민 의원은 개인적 사유로 불참했지만 바른정당계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회의 '보이콧'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바른미래당 분당 위기 고조

한 최고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에 미래가 없는데 회의를 열어봐야 소용이 있겠느냐"며 "손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한다"며 손 대표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지상욱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 줌도 안되는 기득권에 왜 연연해한다"며 손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지난 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두 계파는 정면 충돌했다. 4.3 보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 "(총선을 앞두고)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하자"(바른정당계 이준석 최고위원)는 손 대표 사퇴를 주장했다.

반면 손학규계인 국민의당계열의 이찬열 의원은 "몇명 의원의 내부총질이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깨끗하게 갈라서자"며 분당을 시사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이 최근 보궐선거에서 3.57%의 저조한 득표율로 한국당, 정의당은 물론 민중당에게도 밀리자 계파 갈등이 폭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손 대표는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계파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분위기다.

하지만 계파갈등의 근본적 원인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계파간 당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선거법 패스트트랙(안건 신속처리) 찬반 논란, 이언주 의원 징계 후폭풍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지도부가 4월 국회에서 추진하게 될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놓고 바른정당계는 '절대 불가' 입장을 선언한 상태다.

■내년 총선前 '보수대통합론' 솔솔

바른미래당의 내홍 격화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흘러나오는 '보수 대통합론'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 "이제 우파는 통합해야지만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보수 빅텐트'를 강조했다.

올초부터 불거진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동철·박주선 의원 등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과 호남지역을 중심축으로 하는 민평당이 연대해 제 3의 정당을 만들어 경쟁력을 키우자는 복안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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