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국경 검역과 국내 방역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ASF는 치사율 100%인 바이러스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지만, 구제역과 달리 예방 백신이 없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교부·법무부·국방부·행정안전부·환경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식품의약품안전처·관세청과 함께 'ASF 국내유입 예방과 관련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주제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ASF가 국내에서 발생할 경우, 막대한 국가적인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별 발생 건수는 중국 112건, 베트남 211건, 몽골 11건, 캄보디아 1건 등으로 지난해부터 아시아에서만 335건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발생되지 않았지만 중국 등을 다녀온 여행객이 가져온 돼지고기 축산물에서 ASF바이러스 유전자가 14건이 검출됐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와 인적 물적 교류가 많아 언제라도 ASF가 국내로 유입될 위험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내 전이를 막기 위해 우선 발생국의 선박·항공기 운항노선에 검역탐지견을 집중 투입하고, 휴대 수하물에 대한 X-ray 검사를 확대키로 했다.
또 전국 6300여 돼지농가에 대한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집중 관리하고 남은 음식물 먹이는 것을 제한, 야생멧돼지 관리, 농가지도·홍보 등 국내 차단 방역도 추진한다.
이 장관은 아울러 "우리나라가 ASF 청정국으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 베트남, 몽골 등 ASF 발생국 여행시 축산 농가와 발생 지역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발생국 등 해외로 부터 불법으로 축산물을 반입하다 적발될 경우 현재 최고 100만원(3회 적발시)에서 500만원까지 과태료 올려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장관은 또 "국내에 거주하는 근로자 등 외국인들은 모국을 다녀올때 소시지나 만두 등 축산물을 휴대하거나 국제우편으로 국내에 반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등산이나 야외활동 시에는 먹다 남은 소시지 등 음식물을 버리거나 야생 멧돼지에게 주는 것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양돈농가와 관련 업종에 대한 행동 수칙도 소개했다. 이 장관은 "남은음식물을 먹이는 양돈농가는 가급적 일반사료로 전환하고, 부득이 남은음식물 사료를 먹이는 경우 반드시 80℃ 이상에서 30분 이상 열처리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어 "양돈 농가는 돼지가 고열이나 갑자기 폐사하는 등 의심증상 발생시 방역기관에 신속히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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