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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기반 스펙터클 코미디"...'‘인형의 집 Part2’'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9 15:56

수정 2019.04.09 15:56

'인형의 집 파트2' 출연진들(LG아트센터) /사진=fnDB
'인형의 집 파트2' 출연진들(LG아트센터) /사진=fnDB
연극 '인형의 집' 포스터 /사진=fnDB
연극 '인형의 집' 포스터 /사진=fnDB


"논쟁을 기반으로 한 스펙터클 코미디" "요즘 현대인들에게 더 필요한 논제를 주는 작품”(‘인형의 집 Part2’ 주연 배우들)

서양 연극사에서 가장 유명한 여주인공 중 한명인 노라가 돌아온다. '인형의 집' 노라가 집을 떠난 그 15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인형의 집 Part2’를 통해서다.

‘인형의 집’은 노르웨이의 극작가 입센의 3막 희곡으로 지금으로부터 무려 140년 전인 1879년 덴마크 코펜하겐 왕립극장에서 초연됐다.

사회가 요구한 역할에 갇혀 살던 노라가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나가는 것으로 막을 내려 당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지만, 아직도 노라의 선택이 파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시선이 존재한다.

‘인형의 집 Part2’’는 미국의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가 2017년 발표한 작품. 네이스의 희곡을 무대화한 ‘인형의 집 Part2’가 4월 10일~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초연된다.

노라를 연기하게 된 두 배우 서이숙과 우미화는 “100년 전 노라의 이야기이지만, 연기를 할 때 그 시대 이야기라는 사실을 잊어버린다”며 “지금 이 시대 여전히 유효한 논쟁”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라의 남편 토르발트 역에 더블 캐스팅된 박호산도 “요즘 현대인들에게 더 필요한 논제를 주는 작품”이라고 공감했다.
그는 “원작이 여성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인형의 집 Part2’는 사람과 평등에 관한 이야기다. 성적인 평등이라기보다 인간의 평등을 이야기한다”고 부연했다.

집을 나갔던 '노라'는 왜 돌아올까? 작가로 성공한 노라는 이혼당한 한 남자 판사로 인해 남편 '토르발트'가 15년 전 자신이 떠난 후 이혼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에 돌아오고, 가족 및 주변 인물과 다시 설전을 벌인다. 유모 앤 마리, 남편 토르발트, 그리고 딸 에미를 차례로 만난다. 각 인물들은 설득력 있게 자신들의 논리를 펼치며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관점을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든다.

“노라는 지난 15년간 자기 주도적 삶을 살아왔고, 겨우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하지만 다시 벽에 부딪히고, 가장 큰 벽은 딸이다. 딸과의 논쟁이 가장 아이러니하다. 결국 딸을 설득하지 못한다.”(우미화)

“변한 자와 변하지 않는 자의 부딪힘, 그 문제 해결법, 그 문제 인식법, 설득하나 설득되어지지 않고,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노라는 각 인물을 만날 때마다 부딪힌다. 또 벽을 느낀다. 그리고 질문과 해답 찾기가 계속 되어야 함을 깨닫는다.””(서이숙)

토르발트 역의 손종학은 “전부 다 각자 자기 생각이 있다. 지금 현재 내가 처한 입장을 다시 반추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언급했다. 박호산은 “논쟁을 기반으로 한 스펙터클 코미디다. 생각의 부딪힘이 매우 재미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누구나 각자의 입장이 있다. 아직 미혼인 서이숙은 노라의 생각에 “매우 공감한다”고 했다. “저 역시 결혼제도를 불신한다. 그 제도에서 자유롭게 사는 게 자신 없어서 아직 결혼을 안했다. 내 목소리를 듣는 게 가장 어렵다. 그건 주도적으로 살라는 의미일 것이다.”

결혼은 했으나 아이가 없는 우미숙은 “온전한 나를 찾아야, 타인과 관계 맺기를 잘할 수 있다고 본다. 노라가, 가깝게 느껴진다. 난 노라의 편이다”이라고 했다.

박호산도 “사회적 역할을 잘 수행한 것보다 나의 가치를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노라를 지지했다.


반면 손종학은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봐야 한다. 각자 이유가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중립적 태도를 취했다.
과연 노라의 선택은 오늘날 어떻게 비춰질까? 노라가 유발한 논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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