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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자구안 제출]"올해 갚아야 할 1조원 상환계획 없어..금호, 산은에 사실상 자율협약 요청한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0 17:45

수정 2019.04.11 09:23

구조조정 전문가들 평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9일 KDB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을 제출하고 그룹의 모든 것을 걸고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금호 측 계획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빚을 어떤 방식으로 상환할 지 구체적인 계획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10일 복수의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금호 측이 산은에 제출한 자구계획에 대해 "금호 측이 산은 등 채권단에 사실상 자율협약을 요청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3조431억원의 빚을 안은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만 1조704억원이다. 한 관계자는 "정상적 자구계획이라고 한다면 올해 갚아야 하는 1조원에 대한 구체적인 상환 계획이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아시아나항공 한창수 사장이 발표한 쇄신안의 자산매각과 비수익노선 정리, 조직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호 측은 "산은이 외부에 공개한 내용이 부족했을 뿐 세부적인 계획을 성실하게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금호 측 자구계획 포함된 박삼구 회장의 아내와 딸 등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8%(13만3900주) 담보에 대해서도 "금호고속 지분으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지분의 시장가치(2018년 10월 19일 박삼구 회장 매입단가 주당 10만5513원 기준)는 140억원 남짓이다. 아울러 금호 측이 자구계획에 담은 '금호타이어 담보지분 해지 시 박삼구·박세창 보유지분 담보 제공(42.7%)' 제안은 비상식적인 제안이라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금호타이어가 2017년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됐지만, 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를 경영하면서 빌린 채무(약 2500억원)에 대한 담보권은 유효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자구계획을 '사실상 자율협약'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금호 측이 3년의 경영정상화 기간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5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합병(M&A) 하려는 잠재 매수자들이 적지 않다"며 "채권단은 추가 자금 투입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쉬운 방법을 두고 굳이 박 전 회장의 지분을 지켜주기 위해 5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이유가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각에선 이미 후면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날 산은 측에 제출한 자구계획에 대해 "그룹의 모든 것을 걸고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산은과 협의해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성심성의껏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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