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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헬스] 나도 모르게 ‘찔끔찔끔’ 걱정에… 오늘도 화장실에만 계셨나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1 16:09

수정 2019.04.11 16:09

요실금처럼 대변 새는 ‘변실금’65세 이상 10명 중 1명꼴로 발생
"조기진료만 잘 받아도 호전" 대부분 증상 숨기다 1년 후 병원 찾아
대인기피증,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골반근육운동 등 생활습관으로 개선 가능
[Weekend 헬스] 나도 모르게 ‘찔끔찔끔’ 걱정에… 오늘도 화장실에만 계셨나요

소변이 찔끔찔끔 새는 요실금처럼 대변이 새는 것을 변실금이라고 한다. 변실금은 항문 괄약근이 손상돼 항문을 조이는 기능이 약화되거나 괄약근을 조절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겨 변의를 뇌에 적절히 전달하지 못해 발생한다. 배변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변실금으로 진단한다.

강중구 대한대장항문학회장(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교수)은 11일 "변실금은 조기 진료만 잘 받아도 삶의 질을 호전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변실금 환자 대부분이 변실금 질환에 대해 잘 몰라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고 조기 진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 10명 중 1명 변실금

변실금 환자는 65세 이상에서 많이 발병하며 환자 3명 중 2명은 여성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괄약근 길이가 짧고 두께가 얇은 편이며 임신과 분만으로 항문 괄약근이 손상되고 신경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성에서 변실금이 더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치질 및 누공 수술, 대장암 수술로 인한 조임근의 손상이나 당뇨병, 뇌졸중, 다발성경화증, 치매와 같은 신경계질환 그리고 궤양성직장염, 방사선직장염 및 직장탈출증에 의한 직장의 대변 저장능력의 저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변실금의 주요 증상은 변을 참기 힘들고 화장실에 가기 전에 실수하는 일이 잦아지며 속옷에 가끔 변이 묻어나오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방귀나 변이 새어 나온다. 증상이 악화되면 움직이기만 해도 변이 새어나올 정도로 심해질 수 있다.

변실금은 증상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항문 주변에 남아 있는 대변으로 인해 피부감염이나 방광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가족에게도 알리기 쉽지 않은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를 사회적으로 고립되므로 삶의 질 저하와 함께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부끄러워 진료받는데 1년 이상 걸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변실금(대변실금)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4984명에서 2017년 1만138명으로 7년간 2.03배(103.4%) 증가했다. 또 '월별 환자 수 추이 누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8월 5개월간 변실금 환자 수는 7491명이다. 매월 약 1500명이 변실금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65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 정도가 변실금 증상을 갖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질환 특성상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성인이 변실금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라도 변실금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지난 2월 26일~3월 21일 변실금 환자 1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변실금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변실금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응답이 35%를 차지했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나고 얼마 뒤 병원을 찾았나'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2.6%가 '1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1년 이상이라고 대답한 환자 중 2명 중 1명(49.4%)은 5년이 넘어서야 병원을 처음 찾았다.

■원인에 맞는 치료 시행해야

변실금은 문진과 내시경, 영상검사 및 항문직장내압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으로 원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식단 조절, 약물 치료, 배변 훈련, 바이오피드백 치료, 수술, 전기 자극치료 등을 시행한다.

설사가 원인이라면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고 카페인, 술, 매운 음식, 우유 등과 같이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설사가 심할 경우 지사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골반근육운동도 도움이 된다. 골반 근육을 하루에 50~100번 정도 조였다 이완시키는 것을 반복하면 항문괄약근이 강화돼 변실금을 예방할 수 있다. 변비로 인한 변실금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배변을 하도록 하는 배변훈련이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항문에 전기 센서가 달린 기구나 풍선을 삽입해 항문 근육을 강화하고 직장의 감각을 되살리는 바이오피드백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치료법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항문조임근의 구조적인 결함이나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자가 횡문근이나 장을 이용한 항문성형술 혹은 항문복원술 등으로 치료한다.

본인이 변실금 증상이 있다면 외출 전에는 항상 배변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 일회용 속옷을 입거나 속옷 안에 흡수성 패드를 사용하고 여벌 옷과 물티슈 등을 가지고 다녀야 급작스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또 식사 후 30분 ~1시간이 지나면 배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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