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헌권 목사, 지난해 11월 받은 옥중 편지 공개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용서받지 못할 큰 죄를 지었습니다. 하루도 지난날들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참사 5주기를 맞아 희생자 가족에게 사죄하는 내용을 담은 옥중편지가 16일 공개됐다.
팽목기억공간조성을 위한 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 장헌권 서정교회 목사는 지난해 11월 이씨와 주고받은 옥중편지 일부를 이날 공개했다.
옥중편지에서 이씨는 "많은 시간이 지나갔지만 지금도 용서받지 못할 큰 죄를 짓고 항상 자책감 속에 사로잡혀 있다"며 "저 자신을 자책하면서 하루도 지난 날들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악몽에 시달릴 때도 있으며 마음이 불안하거나 혼란스러울 때마다 마음에 안정을 찾기 위해 기도한다"며 "하루하루 기도하지 않으면 더 많은 우울과 괴로움이 찾아올 것 같아 모든 것이 힘들지만 반성하고 기도하며 지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지금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시고, 슬픔과 고통 속에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시는 모든 유가족들께 다시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용서를 빌고 기도한다"고 사죄했다.
이씨는 "지난날에 저지른 저의 죄를 반성하며 회개하고 기도드리며 저에게 주어진 모든 일에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날들을 수없이 되돌아 보아도 저 자신이 미워지고 저 자신에게 화만 날 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답답하고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며 죄 많은 저를 위해 항상 기도해주시는 목사님께 감사드린다"고 끝을 맺었다.
장 목사가 공개한 편지는 가장 최근 이씨로부터 받은 편지다. 장 목사는 그동안 이씨에게 4차례 편지를 보냈다. 처음 보낸 편지는 반송됐고 이후 3차례는 편지를 서로 주고받았다. 장 목사는 최근 답장을 보냈다.
장 목사는 지난해 1월 이씨가 있는 교도소를 찾아 이씨를 면회하기도 했다.
당시 장 목사는 이씨에게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고, 이씨는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장 목사는 전했다.
장 목사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며 "참사를 기억하고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옆에 함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자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참사 이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2015년 11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순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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