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18일 "책임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힘든 부분은 공시"라고 지적했다. 정확한 정보 취득이 어려워 투자 판단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 본부장은 이날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사회책임투자세미나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를 실행하려면 비재무적 정보를 정확하게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지배구조에 대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현재 공시 수준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업무공시, 공시규정 개선 등을 통해 점진적인 발전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도 이를 뒷받침했다. 최 대표는 "기업들이 ESG 정보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책임투자는 장기투자적 성격이기 때문에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 본부장은 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해 이사회 구성·운영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탁운용사를 활용한 주주활동 확대, 책임투자에 대한 운용사 가점 부여 검토 등도 추진키로 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책임투자 금액은 26조7400억원으로, 2017년(6조8800억원) 대비 급격한 증가세다. 국민연금은 기존에 국내 주식 위탁투자 유형 중 하나로만 책임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 액티브 직접 운용까지 책임투자를 확대했다. 국민연금기금의 지난해 국내 주식투자 금액은 약 109조원으로, 이 가운데 책임투자 비중이 24.5%에 달한다.
안 본부장은 "이미 기업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서신교환 등을 통해 사실 확인을 먼저한다. 이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의견을 듣고 개선이 안되면 의결권 행사까지 한다"며 "매년 책임투자연차보고서를 발간해, 투명하게 수탁자책임활동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ESG에 대한 정보 요구 및 편입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안 본부장은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공시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시장에 대한 개입 오해를 피해야 한다"며 "ESG관련 채권은 공적기관에서 허가를 받아 이슈가 되면 전담운용사들이 포트폴리오에 편입을 하는 등 점진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