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홀몸 어르신 지킴이 '프레시 매니저' 1만1000명이 지금 갑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4 16:46

수정 2019.04.24 16:46

한국야쿠르트 '홀몸노인 돌봄 사업'고령화 사회 맞춤 봉사
'기부하는 건강계단' '건강약속 3.3.3' 건강·기부 동시에
한국야쿠르트 임직원들이 홀몸노인 나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임직원들이 홀몸노인 나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1.서울시 한남동 일대를 관할하는 '프레시 매니저(옛 야쿠르트 아줌마)' 전세옥씨는 한 독거노인을 세번이나 구했다. 한번은 홀로 사는 할머니가 다리가 부러진 채 집안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119구급대를 불러 구조했고 이후에도 2회에 걸쳐 호흡 곤란 상태에 있는 할머니를 119에 신고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119구조대원은 "호흡 곤란이 심각했기 때문에 조금만 늦게 신고가 접수됐다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2.서울시 갈월동의 프레시 매니저 강미숙씨는 평소처럼 제품 전달을 위해 혼자사는 노인의 집을 두드렸다. 보통은 강씨를 기다리며 문을 열여줬지만 이날은 달랐다.
인기척이 없었고 걱정이 된 강씨는 이웃사람의 도움으로 문을 열었고 결국 고독사를 확인했다. 강씨는 지금도 70여명의 홀몸노인에게 제품을 전하며 건강과 안전을 챙기고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2014년 서울시민청에 설치한 '기부하는 건강계단'. 계단을 오를때마다 10원씩 기부금이 적립된다(왼쪽 사진).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메니저(옛 야쿠르트 아줌마)가 홀몸노인을 돌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2014년 서울시민청에 설치한 '기부하는 건강계단'. 계단을 오를때마다 10원씩 기부금이 적립된다(왼쪽 사진).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메니저(옛 야쿠르트 아줌마)가 홀몸노인을 돌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1994년 서울시 광진구청과 협약으로 시작한 '홀몸노인 돌봄 사업'은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중인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사회공헌활동이다. 지난 25년간 지자체, 관공서 등과 손잡고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홀몸노인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며 홀몸노인 돌봄 사업은 대표적인 민관협력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홀몸 어르신 돌봄 '프레시 매니저'

1104명으로 출발한 홀몸노인 돌봄 사업은 야쿠르트의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수혜대상이 3만명까지 증가했다.

소외받는 이웃에 도움이 되고자 20년만에 30배 가까이 수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올 한해 '홀몸노인 돌봄 활동' 예산만 30억원에 달한다.

'홀몸노인 돌봄 활동'은 전국 1만1000명의 프레시 매니저 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하다. 매일 한국야쿠르트의 제품을 전달하며 홀로 지내는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홀몸노인의 건강이나 생활에 이상을 발견하는 즉시 인근 주민 센터와 119 긴급신고를 통해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많은 야쿠르트 아줌마가 홀몸노인에게 전달한 제품이 계속 방치되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해 고독사를 발견하기도 했다.

지자체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국민연금공단, 인천 계양동 등 업무협약이 줄을 이었다.

김현미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센터장은 "프레시 매니저는 매일 홀몸어르신들을 방문하고 살펴줌으로써 고독사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홀몸노인 지원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지자체가 활용하기에 가장 좋은 조직의 예"라고 말했다.

■성 범죄 위기 여성 구하기도

한국야쿠르트의 프레시 매니저는 홀몸노인 돌봄 활동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울산시 중구 최의정 매니저는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며 화제가 됐다. 산모를 태운 구급차의 길 안내를 위해 정차된 차들의 유리문을 일일이 두드리며 길을 양보해 줄 것을 요청한 것. 차들이 조금씩 이동해 길이 열리면서 산모는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 수색동에서는 '프레시 매니저가' 재빠른 기지를 발휘해 성 범죄자에 감금된 여성을 구하기도 했다. 마트 앞에서 한 여성이 구토 증세를 보이며 주변에 작은 소리로 도와 달라고 했고 이 목소리를 들은 매니저가 함께 온 남성에게 등을 좀 두드려주라고 한 뒤 마트로 들어와 경찰에 신고 한 것이다.

■건강·기부 동시에… 참여형 사회공헌

한국야쿠르트는 생활 속에서 누구나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건강한 기부 문화를 만들고 있다. '기부하는 건강계단'과 '건강약속 3.3.3'이 대표적인 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이다.

2014년 서울시민청에 최초로 설치한 '기부하는 건강계단'은 계단을 오를 때마다 이용자당 10원의 기부금이 적립된다. '기부하는 건강계단' 설치 이후 이용자가 급증하자 한국야쿠르트는 2015년 서울 고속터미널역에 2호 건강계단을 추가 설치했다. 현재 여러 기관과 기업에서 후원에 나서 서울 16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비만예방을 돕기 위해 시작한 '건강약속 3.3.3'은 참여자의 걸음 수가 어플리케이션 '워크온'앱에 적립되고 그만큼 한국야쿠르트가 기부금을 조성한다. 첫해에만 5812명이 참여해 총 9580kg을 감량했다.
최근에는 걷기, 싱겁게 먹기 등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을 장려하는 캠페인으로 의미를 확대해 실시 중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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