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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맥스 충격' 보잉, 연말 에어버스에 1위 뺏길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5 17:31

수정 2019.04.25 17:31

'737맥스 충격' 보잉, 연말 에어버스에 1위 뺏길듯

보잉이 베스트셀러 여객기 737맥스8 추락 사고로 10억달러 실적 악화를 예상했다. 맥스 추락 충격이 온전하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1·4분기 실적은 월스트리트의 수정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지만 향후 불확실성을 예고했다. 높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보잉은 연간 실적 전망 예상치도 내놓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24일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787·방산부문 덕에 최악은 피해
실적발표에 따르면 보잉 그룹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 항공기 부문 매출이 지난해 1·4분기 129억달러에서 이번에 118억달러로 11억달러 줄었다.
보잉은 또 지난 3년간 주가 상승의 동력이었던 자사주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고, "737맥스 기종이 다시 운항하게 되는 시기와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간 실적 예고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민항기 부문에서는 그나마 787 기종이 선방한 덕에 737 매출 중단의 충격이 희석됐고, 그룹 전체로는 방산 부문의 호조 덕에 순익이 전년동기의 24억8000만달러에서 21억5000만달러, 매출은 2% 줄어든 229억2000만달러로 감소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에티오피아 항공,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항공 추락사고로 346명이 사망한 여파로 보잉 주가가 급락하며 최고치 대비 270억달러가 사라졌지만 이날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적 발표 덕에 보잉 주가는 올랐다.

보잉은 맥스 기종 운항중단과 이에따른 생산차질로 고정비용이 상승해 맥스 생산비가 기종 단종때까지 1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추락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비행통제 소프트웨어 결함 수정 비용, 조종사 추가 교육 비용, 고객 항공사들에 대한 보상, 추락사고에 따른 유족 보상금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비용들을 포함하면 최대 30억달러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맥스8 기종의 문제가 지금까지 알려진 비행통제 시스템 하나로 그칠 경우의 얘기다. 또 정치적인 문제가 겹쳐 맥스 운행 중단이 길어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나온 예상이다.

■부품 공급사도 연쇄 충격
737맥스8 기종 최대 보유 항공사인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은 8월초까지 맥스 운항을 중단키로 했고, 그 뒤를 잇는 아메리칸항공(AA) 그룹도 8월 19일까지 운항중단을 결정한 상태다. 그렇지만 여론이 안좋아지고, 이에따라 내년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가 있는 미 정치권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 운항재개와 항공사들의 주문·인도 재개시기가 늦춰지게 되고, 생산 역시 차질을 빚게 된다.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안전성을 이유로 주문에 제약을 걸 수도 있다.

보잉은 아직 맥스 생산인력을 감축하지 않고 있다. 생산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그러나 지난달 맥스 주문은 7년만에 처음으로 '전무'를 기록했고, 1월만 해도 올 여름부터 생산량을 매월 5대 늘려 57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던 보잉은 이를 월 42대로 줄였다. 맥스8 기종이 격납고에서 잠자면서 생산된 기체도 인도하지 못하고 조립공장 격납고에 보관하고 있다.

지금까지 받은 주문만 5000대가 넘고, 이가운데 370여대가 인도됐지만 언제 정상조업과 항공기 인도가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연말께 에어버스에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공급업체들도 앞으로 실적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잉 공급업체인 텔레딘은 이날 맥스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매출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2·4분기 매출은 당초 예상했던 1300만~1400만달러보다 300만~400만달러 적을 것으로 텔레딘은 전망했다.
또 다른 공급업체 헥셀도 당장 1·4분기 실적에는 영향이 없었다면서도 올 후반으로 가면서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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