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조선의 천문시계, '추사' 김정희 소장 그림...보물지정예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9 09:44

수정 2019.04.29 09:44

궁중화원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작가 그림 중 첫 보물 지정 예고
혼개통헌 전면(문화재청) /사진=fnDB
혼개통헌 전면(문화재청) /사진=fnDB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도입부, 김정희 인장 포함) /사진=fnDB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도입부, 김정희 인장 포함) /사진=fnDB

조선의 천문시계 ‘혼개통헌의’가 보물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18세기 조선에서 제작된 천체 관측 기구인 ‘혼개통헌의’를 비롯해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등 고려~조선 시대 회화와 불상, 초기 철기 시대 거푸집과 청동거울, 통일신라 시대 도기(陶器) 등 총 7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혼개통헌의(渾蓋通憲儀)’는 해시계와 별시계를 하나의 원판형 의기(儀器, 천체의 운동을 관측하는 기구)에 통합해 표현한 천문 관측 도구로,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제작 사례이다.

중국을 통해 전래된 서양의 천문시계인 아스트롤라베(Astrolabe)를 실학자 유금(1741~1788)이 조선식으로 해석해 1787년(정조 11년)에 만든 과학 기구다.

이 유물은 1930년대 일본인 토기야(磨谷)가 대구에서 구입해 일본으로 반출했으나, 2007년 고(故) 전상운 교수의 노력으로 국내에 환수된 문화재다.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李寅文 筆 江山無盡)’는 18세기 후반~19세기 초 궁중화원으로 이름을 떨친 이인문(1745~1821)이 그린 것으로 총 길이 8.5m에 달하는 긴 두루마리 형식이다.

이 그림은 이인문의 그림 중 처음 보물 지정이 예고된 작품으로, 조선 말기 학자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소장했던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유행한 전통적 화제(畵題)인 ‘강산무진(江山無盡)’을 주제로 끝없이 이어지는 대자연의 경관을 형상화했다.

‘신편유취대동시림 권9~11, 31~39(新編類聚大東詩林 卷九~十一, 三十一~三十九)’는 총 70권 중 권9~11 및 권31~30에 해당하는 책으로, 1542년(중종 37) 경에 쓰인 금속활자인 ‘병자자(丙子字)’로 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판본이다.

조선 중종 연간의 문신인 유희령(柳希齡, 1480~1552)이 고대로부터 당시까지의 우리나라 문인들의 시를 모은 70권의 시선집(詩選集)이다.

현재까지 동일 판본이 확인되지 않은 유일본이자 1516년(종종 11, 병자년)에 중국 명나라 때 간행된『자치통감(資治通鑑)』을 바탕으로 하여 주자도감(鑄字都監)에서 새로 주조한 ‘병자자’로 인출한 서책이라는 점, 조선 전기 금속활자의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자료이다.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高敞 禪雲寺 懺堂庵 石造地藏菩薩坐像)’은 고려 말~조선 초에 유행한 두건을 쓴 지장보살좌상이다.

이 시기 금동과 목조로 제작된 지장보살상은 몇 점이 전하고 있으나, 석조로 제작된 지장보살 중 보존상태가 거의 완벽한 사례는 참당암 지장보살좌상이 거의 유일하다.

‘완주 갈동 출토 동검동과 거푸집(完州 葛洞 出土 銅劍銅戈 鎔范 一括)’은 갈동 1호 토광묘에서 출토된 거푸집(용범, 鎔范) 2점으로, 초기 철기 시대 호남 지역의 청동기 제작 문화를 알려주는 유물이다.

고분의 편년과 거푸집에 새겨진 세형동검의 형식 등으로 볼 때, 기원전 2세기경에 실제로 사용된 후 무덤에 매장된 청동기 제작용 거푸집이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청동기∼초기 철기 시대에 해당하는 거푸집들이 발견된 사례는 10여 건이지만 대부분 출토지가 불분명하다. ‘완주 갈동 출토 동검동과 거푸집’은 출토 지점과 출토 정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례다.

‘완주 갈동 출토 정문경 일괄(完州 葛洞 出土 精文鏡 一括)’은 초기 철기 시대인 기원전 2세기경에 사용된 2점의 청동제 거울로서, 정식 발굴조사에 의해 출토된 보기 드문 사례다.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 반교리에 자리한 갈동 5호와 7호 토광묘에서 각각 한 점씩 출토됐다.

한반도에서 지금까지 출토된 정문경은 약 60점이며, 그 중 ‘전(傳) 논산 정문경’은 국보 제141호로 지정되어 있고, 화순 대곡리에서 나온 정문경은 함께 출토된 팔주령(八珠鈴), 쌍주령(雙珠鈴) 등과 함께 국보 제143로 ‘화순 대곡리 청동기 일괄’로 지정되어 있다.

완주 갈동 5호 토광묘와 7호 토광묘에서 출토된 정문경 2점은 전(傳) 논산 정문경이나 화순 대곡리 정문경보다 늦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문양이 매우 정교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초기 철기 시대의 늦은 시기를 대표할 수 있는 정문경으로 판단되며, 우리나라 청동기 제작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물로 평가된다.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 일괄(陶器 鉛釉印花文 壺 一括)’은 통일신라 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대호(大壺)와 소호(小壺) 총 2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뻐항아리(골호, 骨壺) 계열의 통일신라 연유도기(鉛釉陶器) 항아리 중 가장 크고 문양소재가 화려하며, 통일신라시대 연유도기의 제작과정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혼개통헌의’ 등 총 7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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