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완 생일파티' 이외 의혹 수사 진전 보여
유착의혹 영장집행 등 수사중…"공직기강 대책 마련"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유경선 기자 = 클럽 '버닝썬'에 얽힌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번주 안으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34)에 대한 수사 전반을 마무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승리 수사가 마무리되면 '경찰유착' 수사에 매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언론을 통해 '투자자 성매매 의혹'이 제기된 지난 2월26일 이후 현재까지 승리를 총 15차례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승리는 성매매 알선과 법인자금 횡령 등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 전반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팔라완 건은 여러 검토를 해 봐야 한다. 사실관계는 다 나왔다"며 "나머지(의혹)는 입증이 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승리가 2017년 필리핀 팔라완 생일파티에서 자신의 투자자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 외의 수사에서는 상당 부분 진전이 이뤄졌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우선 경찰은 승리가 2015년 크리스마스 무렵 일본인 사업가 등 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알선하고 호텔 숙박비를 YG엔터테인먼트의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과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YG엔터테인먼트의 계좌 내역을 임의제출받아 분석에 들어가는 한편 회계 책임자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인카드지만 선납금 형식으로 나중에 정산한다고 (회계 책임자가) 말했다. 유명인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한다"며 "회계 책임자의 진술을 토대로 법리를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주 중 승리와 유씨의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와 함께 범죄가 이뤄졌기 때문에 수사 사안을 같이 보도록 하겠다"며 "성매매 알선과 횡령에 대해 수사한대로 (영장을) 신청하고 발부 여부는 법원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클럽 '버닝썬'의 수상한 자금 흐름과 관련해 전원산업 회장 이모씨를 지난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조만간 승리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성현 버닝썬 공동대표의 진술과 지난 11일 전원산업·유리홀딩스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문건을 토대로 클럽 버닝썬의 최대 주주인 이 회장을 22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전원산업은 버닝썬의 지분 42%를 소유하고 있는 버닝썬 최대 주주다. 이밖에 이 공동대표와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가 각각 8%와 10%를, 승리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34)가 공동출자한 유리홀딩스가 20%를, 대만인 린사모가 20%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원산업 이 회장과 최 대표, 버닝썬의 두 공동대표,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 대표, 린사모의 가이드 안모씨를 포함한 7명이 버닝썬 자금 횡령과 관련된 혐의로 입건됐으며, 경찰은 이중 승리를 제외한 6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버닝썬 자금이 전원산업과 유리홀딩스에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지금까지 횡령된 버닝썬의 자금이 총 20억원 정도 규모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전원산업 측은 임대료 상승분 명목으로, 유리홀딩스 측은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 명목으로, 린사모의 가이드인 안모씨는 차명통장을 통한 임금 명목 입금 등으로 각각 버닝썬의 운영 수익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린사모에 대해서도 버닝썬 자금 횡령과 관련해 2번째로 출석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은 없는 상태다.
한편 원 청장은 "유착부분 수사는 예외 없이 엄정하게 사법처리하고, 사법처리가 안 되는 감찰대상자에 대해서는 고강도 감찰을 통해 징계 등 적정 조치를 할 것"이라며 "형사입건자와 감찰대상자를 분류해 엄정한 감찰 조치를 하겠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이어 "(수사) 마무리 시점에서 앞으로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경찰관들이 유착되는 사안이 다시는 나오지 않고 근절되도록 공직기강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유착 사건은 '경찰총장' 윤 총경 관련 의혹, 서울 강남 클럽 '아레나'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 관련 유착 의혹, 서울 성동경찰서의 '정준영 불법촬영' 부실수사 의혹, 서울 종로·남대문경찰서의 '황하나 마약 사건' 부실수사 의혹,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의 유흥주점 향응 의혹,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의 뇌물수수 의혹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착 사건에 대해서는 지금도 영장을 신청해 집행하고 있다"며 "계좌추적과 통신수사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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